봉급쟁이 혈세로 살려놨더니… 5대 은행 ‘1.4조 돈잔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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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쟁이 혈세로 살려놨더니… 5대 은행 ‘1.4조 돈잔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2.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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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세 수입, 지난해 69% 늘어 57조원 돌파… 빅5 시중은행 성과급은 35% 폭증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올해 근로소득세 징수액이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리지갑을 가진 직장인들의 눈물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근로소득세 징수액이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리지갑을 가진 직장인들의 눈물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월급보다 오르는 생활물가 ▲소득보다 오르는 세금 ▲실업급여 재정적자 확대 ▲국민연금 고갈 우려 ▲주택가격 급격한 상승’

2021년 3월 21일,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가 분석한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다섯 가지’입니다. 그로부터 1년 10개월여가 지난 어제(13일), 기획재정부 통계가 다시 봉급쟁이들을 울립니다. 직장인들이 해마다 내야 하는 근로소득세 징수액이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14일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근소세 수입이 약 57조40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1년 3월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자료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이 2021년 3월 ‘성실한 근로자를 울리는 5대 요인’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자료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이처럼 사상 처음 50조원을 돌파한 근소세 수입은, 2017년(34조원)과 견줘 보면 5년 사이에 68.8%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국세가 49.2%, 자영업자나 개인 사업자에 매기는 종합소득세가 49.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이는 취업자 수 증가와 함께 임금도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근로소득과 관련,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는 1995만9000명입니다. 5년 전인 2017년(1801만명)보다 194만9000명 늘어난 것입니다. 반면 과세 기준에 못 미칠 정도로 소득이 적어 근소세를 부담하지 않는 근로자는 지난해 704만명으로, 같은 기간 35만명 줄었습니다. 직장인들의 월급 내역이 낱낱이 세원으로 파악돼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방증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7월 새로운 세제 개편안을 내놨지만, 올해 근소세 수입은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료=기획재정부
정부가 지난해 7월 새로운 세제 개편안을 내놨지만, 올해 근소세 수입은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료=기획재정부

특히 지난해 근소세 수입 증가의 원인인 임금 상승도 실속이 없었던 만큼 직장인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5.1%였던 점을 따져 보면, 실질임금에 견줘 근소세 부담만 늘어났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합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우리 경제가 가장 어려웠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정부는 이처럼 높은 물가 등을 고려해 지난해 7월 세제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소득세 과세표준(과표) 1200만~1400만원 구간에서 세율을 15%에서 9%포인트 낮추고, 4600만~5000만원 구간에서도 세율을 24%에서 15%로 낮췄습니다. 다만 새로운 과표 기준을 적용해도 올해 근소세 수입은 6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근로소득세 징수액 급증 소식에 누리꾼들은 ‘봉급쟁이들이 봉’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근로소득세 징수액 급증 소식에 누리꾼들은 ‘봉급쟁이들이 봉’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봉급쟁이들이 봉’이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어 불만은 예상치 않게 세대 간, 노-노 간 갈등으로 번집니다.

“세금 때문에 너무나 힘들다. 물가는 오르고 건강보험도 틈만 나면 챙기고 이게 뭐가? 정치 좀 똑바로 해라. 국민도 삶도 돌아보고” “제일 만만한 게 직장인 월급에서 세금 떼어가는 거지. 망할” “쓸데없는 복지 정책 남발하지 말고 전기세(전기료) 수도세(수도료) 안 올리고 세금 적게 내는 게 복지다!!!” “세금 떼어가서 노는 사람들 퍼주지 말고 열심히 일한 사람들한테나 퍼줘라” “면세구간이 너무 많다. 35프로가 한푼도 안 낸다는 게 말이 되냐?? 공공시설 이용하고 국가 서비스받는다면 형편에 맞게 조금씩이라도 부담하는 게 공정한 거다. 면세구간은 10프로 정도로 하향해야 한다. 봉급쟁이들이 봉이가???”.

“앞으로 세금, 건보료, 국민연금 점점 높아질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유전이 크게 터지지 않는 한 피할 수 없지요. 근데 문제는 젊은 층이 주로 부담하는 근로소득세가 특히 높아지고 있고 노년층이 주로 부담하는 보유세는 오히려 공제 혜택을 더 늘려서 부담을 줄여주고 있지요. 또 부자들이 내는 상속세도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네요. 결국 줄어드는 세금은 젊은 세대가 일을 더 해서 소득세로 메워야 할 겁니다. 세금부담은 점점 늘어나지만 재정 고갈되면 낸 만큼 받을 수도 없겠죠” “소득세만 오르면 다행이지. 고갈될 게 뻔한 국민연금은 왜 내고 그걸 또 올리겠다는 게 말이 됨?”.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이 1년 사이에 3629억원(35%) 늘었다. /자료=황운하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이 1년 사이에 3629억원(35%) 늘었다. /자료=황운하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이 1조38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의 돈 잔치’를 질타한 이유가 확인된 것입니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5개 은행의 지난해 성과급은 1년 사이에 3629억원(35%) 늘어난 것입니다.

이 같은 성과급은 올해 더욱 불어날 전망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성과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은행이 어려울 때마다 혈세인 공적 자금 수혈의 총알받이가 되었던 직장인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가정이 무너졌던 IMF 외환위기 때에도 세금과 함께 대출이자는 꼬박꼬박 내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한 누리꾼의 댓글입니다.

“은행들 파산 때 국민 세금으로 살려놨더니 이젠 국민 피눈물을 짜서 배를 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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