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끊이지 않는’ 은행들, 새마을금고 6.2조 지원?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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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끊이지 않는’ 은행들, 새마을금고 6.2조 지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7.11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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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반기 횡령 사고 9건에 피해액 16억1000만원… 새마을금고 유동성 6조2000억 공급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은행권이 새마을금고의 유동성을 메우기 위해 6조원 이상 공급에 나섰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은행권이 새마을금고의 유동성을 메우기 위해 6조원 이상 공급에 나섰다.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만 문제겠니? 다른 제2금융권, 은행도 검토해라. 그리고 이게 가만히 보면, 타 은행이 보장해준다는 유동성 확보로 막아준다는 건데… 결국에는 다른 은행에 예금되어 있는 국민 재산으로 땜빵(보전)해 준다는 것. 이런 식으로 리스크 헤지는 은행 전체에 대한 리스크 확장이자 국민 재산을 담보로 잡는 거다. 해결책이 아니라 망해도 국민들만 망하라는 얘기.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다. 잠자고 있는 세금이랑, 국회의원과 고위공무원들 돈 잔치, 정부의 과도한 비용들은 생각 안 하고 국민 재산을 볼모로 잡냐?”

어제(10일), 은행권이 새마을금고의 유동성을 메우기 위해 6조원 이상 공급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자칫 다른 금융권으로 위기가 번져 또 다른 국민도 피해를 볼까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금융권의 상반기 횡령 사고 통계가 나왔는데, 이 누리꾼의 논거처럼 시중은행들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국내 금융회사의 횡령 사고는 모두 32건, 금액은 3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9건(16억1000만원) ▲상호금융업권 21건(10억5200만원) ▲저축은행업권 1건(오케이저축은행·2억5100만원) ▲자산운용업권 1건(코레이트자산운용·1억6000만원)이었습니다.

상반기에만 9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는 등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각 은행
상반기에만 9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는 등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각 은행

횡령 사고 건수 기준으로는 상호금융업권(21건)이, 금액 기준으로는 은행권(16억1000만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은행권을 세부적으로 보면 ▲IBK기업은행 2건(3억2200만원) ▲하나은행 2건(7200만원) ▲신한은행 1건(7억1700만원) ▲KB국민은행 1건(2억2300만원) ▲NH농협은행 1건(1억8500만원) ▲우리은행 1건(9100만원)이었습니다.

상호금융업권에서는 농협이 13건(6억1300만원), 신협이 8건(4억3900만원)이었고, 수협에서는 횡령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행정안전부 소관인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 관할 밖이어서 이번 집계에 빠졌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새마을금고의 횡령·배임·사기·알선수재는 85건에 641억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금융권의 횡령 사고 건수는 큰 변동이 없지만, 횡령 금액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18년 113억원(65건)에서 ▲2019년 132억원(62건) ▲2020년 177억원(50건) ▲2021년 261억원(46건)으로 소폭 증가하더니, ▲지난해는 1011억원(61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모든 금융권에 대해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이유입니다.

한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KDB산업·IBK기업 등 국책은행은 새마을금고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를 통해 모두 6조2000억원의 자금이 새마을금고에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도 전날부터 가동을 시작, 위기 진화를 위한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습니다.

상반기 상호금융업권에서는 농협 13건(6억1300만원), 신협 8건(4억3900만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농협중앙회
상반기 상호금융업권에서는 농협 13건(6억1300만원), 신협 8건(4억3900만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농협중앙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급한 불은 꺼야겠지만, 새마을금고의 방만 운영 등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부터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있는 새마을금고는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눈에 띕니다.

“일단 급한 불은 끄되, 방만하게 운영한 것에 대한 책임은 확실하게 물어야지” “이래 된 원인부터 손 봐야지. 금융은 신뢰가 최고인디” “썩은 곳이 있기 마련. 수사해라” “1금융 2금융 의미가 없는 거야. 결론은 한통속” “부동산 대출 과정에서 법정가 산정 비리, 부실 대출 비리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 이야기는 없군” “문제가 있긴 있는가 보다! 서민들에겐 팍팍하게 구는 시중은행들이 자칫 대형 뱅크런 불씨를 함께 잡는 것을 보니”.

“새마을금고는 은행하고 달라 개별 점포가 각각 하나의 독립적인 사업 단위. 전국에 3000여개 본지점이 있는데 문제 있다는 100개는 공개하는 게 타당하다. 그래야 나머지 금고들이 살아남지. 3프로 살리려고 97프로를 사지에 몰아넣는 게 말이 되니? OO신문 조금 전 기사 보면 서울 16개는 연체율이 이미 10프로가 넘고 16프로인데도 있는데. 행안부하고 금융당국은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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