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빗장 푼’ KB국민은행 리브엠, 통신비 인하 메기 될까 [사자경제]
상태바
‘알뜰폰 빗장 푼’ KB국민은행 리브엠, 통신비 인하 메기 될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4.13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위, 은행 부수 업무 공식 지정… 이통 3사 대리점 반발 속 소비자는 ‘요금 인하’ 기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2019년 4월 17일 혁신금융 서비스 1호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리브M'의 유심칩. /사진=국민은행
2019년 4월 17일 혁신금융 서비스 1호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의 MVNO(알뜰폰) '리브M'의 유심칩. /사진=국민은행

“12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의 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다.”

2년 전인 2021년 4월 14일, 금융당국이 ‘리브엠’의 특례기간을 2년 더 늘린 이유입니다. 리브엠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혁신금융’ 서비스입니다. 당초 목표치 100만 고객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당국은 서비스 가입자들을 위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리브엠은 손님들을 꾸준히 끌어모아 지난 2월 말 기준 40만명을 모시고 있습니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정식 서비스 인가를 받았습니다. 금융위가 전날 회의에서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공식 지정한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은 그동안 혁신금융 서비스라는 특례로 해당 사업을 이어왔는데, 한 차례 연장한 특례기간 만료(16일)를 앞두고 정식 업무 지정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초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고, 신한은행도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물론 이는 알뜰폰 통신사와 제휴 방식인데, 앞으로는 은행들의 직접 진출이 가능합니다.

금융위는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 운영 효과로 5년 동안 새로운 일자리 17만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는 혁신금융 서비스 제도 운영 효과로 5년 동안 새로운 일자리 17만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은행들이 이처럼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고객 유치’입니다. 금융과 통신 융합 서비스를 강화해 더 많은 고객을 은행에 묶어두는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통신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모형을 개선할 수 있고, 국민 4명 중 1명꼴인 ‘신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를 고객으로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부 통신사, 중소 알뜰폰 업계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통신 3사 대리점을 회원사로 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지난달 “알뜰폰 사업이 은행 부수 업무로 지정되면 중소 이동통신사 및 유통 관련 소상공인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며 “도매대가 이하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시장점유율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가 전제돼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중소 알뜰폰에 유리한 가격 경쟁 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중 하나로 요금 하한선을 두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가입자 40만명으로 알뜰폰 업계 4위 수준으로 알려진 리브엠의 가장 큰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입니다.

리브엠은 월 기본 데이터 11GB·일 2GB에 데이터 모두 소진 시 최대 3Mbps 속도로 무제한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가격은 3만300원(LG유플러스망 기준)입니다. 똑같은 LTE 요금제로 ▲SK세븐모바일(운영사 SK텔링크·3만8500원) ▲KT엠모바일(3만3900원) ▲U+유모바일(운영사 미디어로그·3만3000원)과 견줘도 2700~8200원 저렴합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지난해 7월 21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와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지난해 7월 21일 서울 종로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사업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알뜰폰 시장 과당 경쟁 우려보다 통신비 인하가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 통신비 인하를 가져올 ‘메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은행계 통신사들의 또 다른 담합을 걱정하기도 합니다.

“과당 경쟁 우려? 지금 3사 통신사는 거의 담합 수준인데” “폰XX들이 싫어한다는 것은 곧 알뜰폰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폰 하나 팔면 폰XX에게 백만원 넘게 남는 작금의 유통구조가 정상이냐?” “이통업체 과당 경쟁을 왜 소비자가 걱정해주냐????” “팍팍 진출해서 다시 상품권 좀 뿌려줘라. 애초에 국민들 통신비 부담 덜어주려고 만든 게 알뜰폰이잖아” “역시 경쟁 해야지 국민이 저렴하게 쓸 수 있음. 그동안 통신사들 폭리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지”.

“은행은 재고자산이 현금인 사업임. 엄청난 자금력으로 통신 시장에서 수익을 일단 생각하지 않고 가입자를 늘리자는 리브엠이 선전하고 있음. 이런 경쟁은 고객도 좋은 거. 시중은행 전부 다 뛰어들고 하면 통신 3사도 가격 내릴 수밖에 없음” “3사 통신사가 지금 담합하는데 경쟁은커녕 은행통신사도 담합 오질 듯” “알뜰폰도 단통법처럼 만들려고? 수작 부리는 거 같네” “은행만 계속 배불리는구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