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시작도 안 했는데 ‘달러’ 팔았다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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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상승 시작도 안 했는데 ‘달러’ 팔았다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4.20 15: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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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올해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18억달러로 세계 8위를 유지했다. /자료=한국은행
올해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18억달러로 세계 8위를 유지했다. /자료=한국은행

“지난달에만 40억달러 가까이 줄었다.”

지난 5일 한국은행이 <2022년 3월 말 외환보유액> 현황을 내놓자, 1997년의 아픈 기억이 있는 이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떠올립니다. 지난달에만 외환 곳간이 39억6000만달러 쪼그라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2월 말 기준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는 8위를 지켰습니다. 중국, 일본, 스위스, 인도, 러시아, 대만, 홍콩 다음입니다.

환율 상승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함께 외화예금도 줄어들었다. /사진=픽사베이
환율 상승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나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과 함께 외화예금도 줄어들었다. /사진=픽사베이

‘외화예금’. 내국인이나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돈이 아닌 달러 등 외국환으로 은행에 예금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달러 강세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가운데, 외화예금 잔액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습니다. 기업은 해외투자를 위해 빼내 쓰고, 개인은 이익 실현을 위해 달러 등을 팔아치운 것입니다.

20일 한은의 <2022년 3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은 927억1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2월보다 54억30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습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우리나라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입니다.

달러 강세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가운데, 외화예금 잔액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달러 강세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가운데, 외화예금 잔액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자료=한국은행

주체별로 보면, 기업의 외화예금은 808억1000만달러에서 763만4000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멈췄던 해외 투자금 집행이 재개된 데 따른 것입니다. 개인들의 외화예금도 173억3000만달러에서 163억7000만달러로 줄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차익을 남기려 현물환을 매도한 영향이 큽니다.

통화별로 보면,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예금은 각각 48억8000만, 5억6000만달러 줄었습니다. 위안화와 함께 영국 파운드, 호주 달러 등 기타통화도 각각 2억1000만, 1억2000만달러 감소했습니다. 반면 엔화는 3억4000만달러 늘었습니다. 통화별 외화예금 잔액 비중은 ▲미달러화(84.7%) ▲엔화(6.2%) ▲유로화(5.4%) ▲위안화와 기타통화(각 1.8%) 순이었습니다.

외화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기업은 해외투자를 위해 빼내 쓰고, 개인은 이익 실현을 위해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은행
외화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기업은 해외투자를 위해 빼내 쓰고, 개인은 이익 실현을 위해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환율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며, 차익을 얻으려면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환전에 따른 수수료에 대해서는 우대 서비스를 이용하라고도 알려줍니다.

“환율상승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하는데 호들갑들은. 금년 10월 탄력받으면 그 다음은 역전 그리고 웰컴 IMF 잊지 마. 위기는 반복되는 거야” “벌써 팔다니. 미국은 아직 긴축의 ‘긴’자도 시작 안 했는데. 1년 이상은 그냥 묵혀 두시길. 앞으로 무서운 날들 올 거야” “지금 달러 팔면 호구야~” “이제 시작인데 누가 파니. IMF 때도 그런 소리 하다가 안 먹힌 거야. 이제 국민들이 당할 거 같니”.

“달러 살 때 수수료로 10원 떼이고 팔 때 10원 떼이는데 얼마 올랐다고 팔어? 백만불 있었으면 차익 5천만 정도 벌겠지만 만불 넣어놨으면 50만원이나 차익 봤으려나. 은행 매도매입차익 수수료 챙겨주라는 광고로 보이네요” “요즘 누가 수수료 다 줌? 90퍼까지 우대받는 세상에~~” “90프로 우대받는다. 수수료타령 금지”.

환율상승 수혜주 20일 종가.
환율상승 수혜주 20일 종가.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하루 평균 1197.8원에서 지난달 1221.3원으로 23.5원 뛰었습니다. 이날(4월 20일)도 1236.1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수혜주로 수출기업들이 거론됩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은 미국에 완성용 자동차를 수출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기에 수익률이 덩달아 늘어납니다.

이들 자동차 수출기업과 같은 이유로 조선 업종도 긍정적입니다. 현대중공업(329180)과 대우조선해양(042660)입니다. 또 OEM(주문자 위탁 생산) 방식으로 옷가지를 수출하는 기업들도 혜택을 봅니다. 영원무역(111770), 태평양물산(007980), 신원(009270), 신성통상(005390), 한세실업(105630), 휠라홀딩스(081660)가 의류 관련 환율상승 수혜주입니다.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이밖에 환율이 오르면 더 나은 수익을 올리려 위험한 투자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FX마진거래’로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직접 사고파는 것입니다. 적은 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실 우려도 큽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사설 FX 마진거래 등 도박성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스팸 문자가 최근 늘었다고 합니다. 투자에 더욱 신중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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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좀 쓰자요 2022-04-21 08:31:33
과연 위의 기업만 수혜주일까?
똑바로 개관적으로 쓰자...수출하는 기업이 그 뿐인가
입만대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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