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환율전망, ‘2위 뺏긴’ LG엔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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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원’ 환율전망, ‘2위 뺏긴’ LG엔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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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5일 코스피 시가총액 톱20. 이날 장중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은 SK하이닉스에 추월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15일 코스피 시가총액 톱20. 이날 장중 LG에너지솔루션 시가총액은 SK하이닉스에 추월당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상장 48일 만에 36조원 격차가 따라잡혔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이틀 앞둔 15일, 코스피시장이 열린 지 2분 만에 시가총액 2, 3위가 뒤바뀝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가는 4500원 하락한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1500원 떨어진 것입니다. 상장 첫날(1월 27일), SK하이닉스를 35조5418억원 차이로 밀어낸 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3위로 내려앉는 순간입니다.

‘환율상승’. 외국 화폐에 대한 자국 통화의 교환 비율이 올라가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1달러에 1000원이던 원화의 교환 비율이 1200원으로 변하면 원/달러 환율이 200원 상승했다고 말합니다. 이번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를 앞두고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오른 1242.8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날 달러당 원화가 1240원을 넘어선 것은 1년 10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 우려에 따른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이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3년여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FOMC에서 연 0~0.0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에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영상 갈무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에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연준 누리집 영상 갈무리

환율이 오르면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원화 약세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국제 기름값 급등에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우려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14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4.45% 하락한 배럴당 105.9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인 장중 139.13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처럼 상승 우려가 커지는 환율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망치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 달러당 1300원 돌파까지 내다봅니다. 1300원을 넘으면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12년 8개월 만입니다. 특히 이번 주 안에 1250~126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FOMC를 앞두고 있고,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과 중국 금융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 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고점인 1260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백 연구원은 그 이유로 “러시아 디폴트 가능성뿐 아니라 중국 선전 록다운(봉쇄령), 뉴욕 증시에서 중국 기업 퇴출 가능성으로 인한 홍콩 증시 폭락 등으로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장기화 우려로 에너지·식료품 가격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도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들의 유동성 회수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라면서도 1300원대까지 급등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습니다. “지금은 이미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 조정을 받고 있고, 패닉바잉(공포 매수) 가능성도 작다”라는 이유입니다.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저마다 환율 전망치를 내놓으며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환 위기의 아픔을 소환하며 우리도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한다는 둥 나름대로 해법도 내놓고 있습니다.

“증권사 알라들~~ 언제는 1200원 넘는 거는 제한적이라고 입 털더니 1240원 넘는 건 설명이 되냐? 1300원 넘는 거는 이번에도 제한적이야?”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20년 코로나 때도 그 소리 지겹도록 들었다. 그때 1290원 찍었을 때 곧 1500 간다고 다들 그랬지.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정말로 1500 갈 확률은 없지는 않겠지만 간다는 X들 말만 믿지는 마시길” “(1250원이) 마지노선이 아닐 거다. 올해 달러 더 오른다에 한 표”.

“금리 올리고 외환보유고 풀어라” “금리라도 쳐 안 올리냐. 무슨 배짱이냐” “금리 올리고 외환 풀어라. 중앙은행들아 뭐 하냐” “수입 물가가 폭등할 때는 환율 방어해야 합니다” “외환위기 오기 전에 금리 빨리 올려라” “외인들이 한국 시장 오지게 버리는 거라 방어 해봤자야. 정권 바뀐다니깐 외인들 약속이나 한 듯 오지게 팔아대는 중. 덕분에 개꿀 빠는 중” “환율 방어를 몰라서 안 합니까? 환율조작국 되게요? 달러 스와핑도 끝난 시점에. 재작년엔 1290도 터치했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연일 최저가를 찍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연일 최저가를 찍고 있다.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1.10%(4000원) 빠지며 35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이후 시총 2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매도 허용으로 수급 부담이라는 겹고통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쪼개기 상장으로 시장의 반발을 무릅쓴 대가가 언제까지 갈까요.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쪼개져 나온 회사가 시총 2위, 분사하기 전 LG화학보다 시총이 크다, 이거 이해가 가나요. 한국 주식시장이 분사한 회사에 시총 2위를 내줄 만큼 나약한지 참 걱정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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