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은 안 되고, 원전은 되고?… ‘전기요금’ 딜레마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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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은 안 되고, 원전은 되고?… ‘전기요금’ 딜레마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22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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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NHK는 지난 21일 IAEA(국제원자력기구)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 후쿠시마 제1원전에 계속 쌓이는 트리튬 등 방사성 물질을 담은 오염수를 도쿄전력이 희석해 방류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NHK 누리집
NHK는 지난 21일 IAEA(국제원자력기구)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 후쿠시마 제1원전에 계속 쌓이는 트리튬 등 방사성 물질을 담은 오염수를 도쿄전력이 희석해 방류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NHK 누리집

“절대 안 된다! 일본 너희가 다 마시고 먹고 해라!!!”

어제(21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 계획을 일본과 협의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NHK에 따르면 IAEA는 25일까지 오염수 처리 심사를 검증할 계획이지만, 앞서 방출 결정은 일본에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관심이 다시 원전에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전기요금’ 때문입니다.

‘전기요금’. 전기를 쓴 만큼 치르는 값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전기세, 수도세 등 세금처럼 잘못 알려질 정도로 매겨지는 사용료에 대한 저항감이 큽니다. 4월부터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했던 한국전력이 조정단가 발표를 갑자기 미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기료 인상안 철회’ 공약 때문으로 보이는데, 한전의 영업손실도 눈덩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전력은 지난 20일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으로 관련 발표를 미룬다고 공지했다. /자료=한국전력 누리집
한국전력은 지난 20일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으로 관련 발표를 미룬다고 공지했다. /자료=한국전력 누리집

22일 전력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과 관련해 관계부처 협의 등이 진행 중으로 관련 발표를 미룬다고 지난 20일 알렸습니다. 이에 따라 전력 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및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의 협의 등을 거쳐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계획입니다.

앞서 한전은 지난 16일 조정단가 결정권을 가진 산업부에 ‘㎾h당 3원’ 인상안을 제출했습니다. 지금의 ‘연료비 연동제’는 분기마다 연료비 인상 요인을 분석해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뛰면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여기에 원료비가 크게 오르면서 한전의 적자 폭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미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모두 9.8원 올리기로 했습니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2원 올려 7.3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빼고도 다음 달부터 6.9원의 인상이 예정됐습니다. 따라서 한전이 당초 올리기로 했던 연료비 조정단가(㎾h당 3원)까지 포함하면 전기요금 부담은 모두 ‘9.9원’으로 늘어납니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가능성에 전날 장중 2만2750원까지 떨어졌던 한전 주가가 22일 1.10%(250원) 오른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 가능성에 전날 장중 2만2750원까지 떨어졌던 한전 주가가 22일 1.10%(250원) 오른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료=한국거래소

하지만 이번 전기료 인상은 윤 당선인의 ‘동결’ 공약으로 물 건너가는 분위기입니다. 만약 전기료를 올리지 못할 경우, 지난해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또 정부와 경영진이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한전은 정부가 지분 51.1%를 가진 공기업이지만 민간 투자자도 지분을 보유한 상장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소식에도 신영증권은 이날 한국전력(015760)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6000원’을 유지했습니다.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본 것입니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가 연기되며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라고 걱정했습니다.

권 연구원은 이어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된다면 한국전력 적자 폭이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한다”라면서도 “2분기 발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향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듯 전날 장중 2만2750원까지 떨어졌던 한전 주가는 1.10%(250원) 오른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기요금과 관련한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다시 원전 사업이 대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기요금과 관련한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다시 원전 사업이 대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기요금 인상 불투명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다시 원전 사업이 대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반면 전기료 동결 움직임에는 한전 주주도 국민이라며 안 될 말이라고 반박합니다. 아울러 한전의 구조조정 등 고통 나누기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5년 전 탈원전을 전격적으로 발표하여 얻은 것은 무엇이고 탈원전으로 일자리 감소와 국가경쟁력 하락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지금이라도 바르게 빠르게 원전 60년의 역사를 다시 세워야 할 시기입니다. 원자력 공학도의 인력풀 관리와 적극적인 채용으로 원전 발전에 집중해야 대한민국이 부활할 것임” “지금이라도 원전발전위원회를 정부 지휘 감독하에 운영이 필요하고 전기료 인상을 원전 발전 비율을 향상시키면 국민의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지화 미친 짓이다. 한전 죽이려 하는가? 주주는 이 나라 국민 아니냐? 고통 참으며 그렇게 고대한 정권교체를 이렇게 돌려주냐?” “그냥 한전 공기업화하고 주식 매입 금액으로 돌려주세요. 이러다간 외국자본 다 빠져나갑니다. 금융 후진국인 우리나라 기업에 누가 투자하지요? 한국 주식이 저평가된 이유를 정치가하고 공무원만 모르는 듯합니다” “주식회사를 왜 유지하냐? 공기업이라고 해도 적자를 지속할 거면 주식회사를 하면서 적자를 유발시키는 짓, 배임죄로 감방에 쳐들어가야지” “결국은 세금으로 메꿀 생각이군. 이익 안 주려면 기업공개는 왜 했을꼬?”.

“일단 구조조정부터 해라. 현장 인력 말고 사무인력은 좀 줄여야지. 인건비가 제일 클 듯. 이참에 연금 개혁하고 공무원도 반으로 줄여라. 줄여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듯하다” “적자라는데 연봉은 끝없이 올라가고 성과급도 따박따박 챙기던데” “성과급이나 없애라. 조금 이익 봤다고 보너스 엄청 주고 다음 해엔 몇조 적자 아주 생쇼를 해라. 성과급 없는 회사도 많다. 지들이 뭔데 적자회사가 성과급이야” “이제 새 정권 들어서는데 바로 올리겄냐??? 눈치 보다가 올리겠지” “자생 방안도 좀 찾아보세요. 전기요금 인상만이 답이 아닌 것 같네요. 다른 방법도 찾아보면서 국민을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국민의 원자력발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일본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일의 그론데 원자력발전소 냉각탑.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국민의 원자력발전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일본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독일의 그론데 원자력발전소 냉각탑. /사진=픽사베이

한편 지난해 3월 교도통신이 18세 이상 일본인 1970명에게 물었더니, ‘원자력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여 제로화(전폐)해야 한다’라거나 ‘당장 전폐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76%였습니다. 반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에게 물었더니, ‘탈원전 정책에 찬성한다’라는 응답은 58.9%로 나타났습니다. 원전 위험에 대한 심각성이 일본보다 낮은 것입니다.

도쿄신문이 지난 6일 내놓은 18세 이상 일본인 3000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는 데 대해 반대가 35, 찬성과 잘 모르겠다가 각각 32%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내년 봄부터 바다에 방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독일 킬대학교 헬름홀츠연구소에 따르면 후쿠시마 방류수는 340일 만에 동해 전체를 덮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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