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까지 소환한’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 상장 연기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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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까지 소환한’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 상장 연기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1.05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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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철회 사실무근이라더니 “글로벌 침체” 이유 대며 공식화… ‘오아시스’에 상장 1호 내줄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작은 사진)는 지난해 10월 상장 철회설이 돌았을 때도 “사실무근”이라며 기한 내 상장을 강조했다. 큰 사진은 뷰티컬리 모델 제니. /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작은 사진)는 지난해 10월 상장 철회설이 돌았을 때도 “사실무근”이라며 기한 내 상장을 강조했다. 큰 사진은 뷰티컬리 모델 제니. /사진=마켓컬리

“유명 연예인 써서 홍보할 생각만 하지 말고. 좋은 제품 합리적인 가격에 팔아라.”

어제(4일) 컬리가 상장 연기를 공식화하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상장 1호는 오아시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장외주식시장에서 10만원 넘게 거래되던 컬리 주식은 최근 3만원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1년여 전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것과 견주면 4분의 1토막입니다.

이날 비상장주식 플랫폼 38커뮤니케이션에서 컬리(408480)의 현재가는 3만750원입니다. 52주이자 사상 최고가였던 10만5000원보다 70.8% 폭락한 것입니다. 38커뮤니케이션 주주토론방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장 철회 소문을 확인해달라는 글과 함께, 3년 뒤 상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습니다. 이어 전날에는 기다렸다는 듯 빨리 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5일 38커뮤니케이션에서 컬리(408480)의 현재가는 3만750원으로, 52주이자 사상 최고가였던 10만5000원보다 70.8% 폭락했다. /자료=38커뮤니케이션
5일 38커뮤니케이션에서 컬리(408480)의 현재가는 3만750원으로, 52주이자 사상 최고가였던 10만5000원보다 70.8% 폭락했다. /자료=38커뮤니케이션

이처럼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컬리가 상장을 미룬 데는, 지난해부터 급락한 ‘몸값’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날 컬리는 상장 연기 입장문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라는 이유와 함께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장 시기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컬리는 “지난해 e커머스 업계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성장을 이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업가치 급락 원인을 내부보다는 글로벌 침체라는 외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치기에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비상장주식 플랫폼 주주토론방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장 철회설이 나돌았다. /출처=38커뮤니케이션
비상장주식 플랫폼 주주토론방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상장 철회설이 나돌았다. /출처=38커뮤니케이션

하지만 컬리는 갈수록 빨간색이 뚜렷해진 적자기업입니다. ▲2019년 986억원이던 영업손실은 ▲2020년 1162억 ▲2021년 2177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대형 마트 영업 규제 완화 움직임도 불리한 상황입니다. 특히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기업 오카도와 손잡고 온라인 식료품 주문·배송 솔루션 도입에 1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컬리가 언제쯤 상장을 재추진할지는 불투명합니다. 상장 철회가 아니라 연기라고 애써 강조하며 내세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올해 최악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컬리의 상장 연기로 11번가와 SSG닷컴 등 다른 e커머스 기업들의 IPO 로드맵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일치 ‘찬바람에 무릎 꿇은 컬리…연쇄 폭풍 일으킬까’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지난 4일치 ‘찬바람에 무릎 꿇은 컬리…연쇄 폭풍 일으킬까’ 기사에 달린 댓글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마켓컬리의 구태의연한 마케팅과, 아이돌 모델인 제니까지 소환하며 표적을 빗나간 고객 타기팅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몸값 거품 논란과 함께 김슬아 대표의 손바닥 뒤집기 약속을 꾸짖고 있습니다.

“마켓컬리를 이용하다가 안 한 지 좀 된 소비자로서 이제 마켓컬리의 상품들이 별로 참신하지도 않고 그다지 퀄리티 있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다른 후발주자들이 너무 열심히 해서 그런지도요. 그리고 뷰티컬리는 정말로 이용할 일이 없네요. 애 키우는 아줌마라 그런지는 몰라도요” “마켓컬리가 일반 마트에 없는 제품도 많긴 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할인쿠폰을 너무 자주 뿌려서 손해를 보는 거 같아요 할인쿠폰 있을 때만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초반 투자받은 거로 후발 소비자 늘이고 밑장빼기 느낌” “물가 오른 것도 문제인 듯요. 밀키트랑 사서 먹는 거랑 가격이 비슷해요” “그리고 제니를 앞세운 뷰티컬리는 좀 아닌 것 같음:;”.

“흑자 난 적이 없는데 기업 가치가 있나” “몸값 4조? 누가 좀 사조~ 가 아니고?” “상장하겠다는 기업이 대표가 직접 무조건 상장한다고 한 지 2-3일 지나서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 버리네. 글로벌 경기 침체? 2-3일 전에는 글로벌 경기가 좋을 걸로 예상했냐?” “얼마나 XX 나갔으면 대표의 지분이 한자릿수냐. 지분 희석 시키면서 겁나 부풀리더니. ㅉㅉ 인생은 실전이다” “가망 없지. 같은 업계 OOOO는 그래도 흑자 내면서 내실 다지고 있는데 컬리는 쿠팡 전략 따라 하다가 훅 간 거지” “솔직히 흑자전환 할 수 있니? 기업가치만 부풀려서 투자금으로 연명하고 상장해서 돈 들어오면 그걸로 또 연명하고 저게 비즈니스라고~”.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는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사진=오아시스마켓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는 지난해 말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사진=오아시스마켓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한편 컬리의 상장 연기로 e커머스 업계 상장 1호는 ‘오아시스’가 유력합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 상장 예비 승인을 따낸 오아시스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새벽배송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컬리와 달리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3118억, 순이익은 30억원입니다. 1년 전보다 각각 20, 43% 늘어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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