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하루 405억원인데… ‘증권사 신용융자 담합’ 밝혀낼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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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매매 하루 405억원인데… ‘증권사 신용융자 담합’ 밝혀낼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6.21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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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5개사 본점 현장 조사 ‘대출금리·수수료’ 살펴봐… ‘CD금리 조사’ 전철 밟을지 주목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공정거래위원회가 5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000만원 털리면 100만원 주니?”

어제(20일), 한 증권사가 ‘여름맞이 주식거래 이벤트’를 4주 동안 진행한다고 하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해당 증권사는 이벤트 당첨 선물로 현금을 많게는 30만원까지 준다고 열을 올립니다. 하지만 대상 고객의 기준은 적어도 ‘억대 거래’를 한 경우입니다. 이벤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주일 이내 신용융자를 무이자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무이자’를 미끼로 신용융자 이용을 부추기는 가운데, 경쟁 당국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금리 담합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전날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개사 본점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신용융자 금리로 전해졌습니다.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이자 장사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를 취급하는 29개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61일 이상)과 삼성증권(90일 이상)의 금리는 연 9.6%로 10%에 육박합니다.

대신증권은 지난 7일부터 일주일 이내 신용융자를 무이자로 제공하고 있다. /자료=대신증권 누리집
대신증권은 지난 7일부터 일주일 이내 신용융자를 무이자로 제공하고 있다. /자료=대신증권 누리집

공정위는 이와 함께 주식 매매 수수료 담합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과거 금융권 금리 담합 조사를 벌였다가 ‘빈손’으로 끝낸 전례가 있어 조사의 실익이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공정위는 2012~2016년 ‘은행 CD 금리 담합’과 관련한 조사와 심의를 진행했으나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금융회사들의 지나친 잇속 챙기기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조사의 불똥이 애먼 금융소비자들에게 튀지 않을지 걱정도 이어집니다.

“은행 보험 증권,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음” “서민들 죽어날 때 이자 받아 성과급 잔치하는 거 보면 양아X나 다름없음” “고질적 관행이었다는 것 다 알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개미들 등골 빼 먹지” “조사한다고 별일 있겠나, 한패인데. 밉보인 증권사면 모를까. 그래도 조사하는 시늉이라도 한다니 불행 중 다행인가” “그동안 불법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자들!! 완전 적폐들로 철저하게 수사하여 엄벌하라” “증권사,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 모두 감사해야”.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개미들은 절대 미수 사용해선 안 되며, 버려도 될 자금 아닌 이상 주식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지 마세요. 사기공화국입니다. 잡지도 못합니다” “칼만 들이대는 게 능사는 아닌데” “정부가 금융권에 손을 대면, 간접적 피해는 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이다. 참 필요악인 거 같다. 은행권에 대출이 있다면, 빨리 상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 힘들어질 겁니다. 버티고 지나야 합니다. 무조건 버티십시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내리막을 걷던 신용거래융자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내리막을 걷던 신용거래융자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한편 신용거래융자가 늘면서 반대매매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신용융자는 19조1495억, 19일에는 19조1604억원이었습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내리막을 걷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9789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반대매매는 이달 들어 15일까지 45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450억원어치가 반대매매 당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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