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주식·채권 15조 사들인’ 파란 눈, 환차익 노렸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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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주식·채권 15조 사들인’ 파란 눈, 환차익 노렸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6.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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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난달 국내 증권투자 역대 최고, 채권은 석 달째 순유입… CDS프리미엄 하락 등 영향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정책)금리 역전이 사상 최대폭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외국인의 머니무브가 이어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정책)금리 역전이 사상 최대폭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외국인의 머니무브가 이어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년 4개월 만에 6조원을 넘었다.”

어제(12일), 미국 주식을 낮에도 거래해주는 증권사가 누적 거래금액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조원 단위를 ‘6’으로 바꿨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만 약 810억원(6230만달러)을 거래, 올해 들어 하루 평균치(248억원)의 3배를 웃돌았습니다. 이 증권사는 “서학개미가 다시 머니무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습니다.

‘머니무브’(money move)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이 호황이거나 낮은 금리가 이어질 때 자금이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에서 부동산·주식채권 시장 등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반대로 불황일 경우에는 자금이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서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몰리는데, 이는 ‘역(逆)머니무브’라고 부릅니다.

지난달 우리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우리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료=한국은행

우리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한·미 기준(정책)금리 역전이 사상 최대폭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머니무브가 이어진 것입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순수하게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114억3000만달러였습니다. 넉 달째 순유입으로, 5월 말 원/달러 환율(1327.2원)로 따지면 15조1699억원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데 투자한 자금은 24억8000만달러였습니다. 한 달 전인 4월의 9억1000만달러 순유입에 이어 두 달째 순유입을 이어간 것입니다. 한은은 이에 대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지속,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등의 영향으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고 풀이했습니다.

지난 8일 기준 올해 4월 말 대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신흥국 가운데서도 높게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지난 8일 기준 올해 4월 말 대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신흥국 가운데서도 높게 나타났다. /자료=한국은행

또 지난달 외국인이 투자한 채권 자금은 89억6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습니다. 3월 18억1000만달러, 4월 23억3000만달러에 이어 석 달째 순유입을 지속한 것입니다. 이는 2021년 2월(89억9000만달러 순유입) 이후 최대치로, 주요 채권 투자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세, 차익 거래 유인 지속 등의 영향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우리나라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월평균 43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새 2bp 하락한 것입니다. CDS는 채권 발행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파생상품입니다. CDS프리미엄 하락은 채권 안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외국인 투자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국내시장으로 머니무브에 대해 누리꾼들은 오히려 우리 경제에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외국인들의 국내시장으로 머니무브에 대해 누리꾼들은 오히려 우리 경제에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오히려 현재의 대내외 상황을 지적하며 우리 경제에 좋은 신호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증시 상승장이라는 설명에는 이의를 달기도 합니다.

“한번 생각해봐.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로 특히 국채 투자를 대량으로 하는 건 전혀 좋은 시그널이 아니란 팩트!:)” “대외건전성은 무슨 개뿔. 한국 경기침체를 예상하면서 환헤지 걸어놓고 국채 담아놓은 듯한데” “달러로 환헤지하면 미국채권 사는 것보다 달러 기준 수익률은 더 좋아지거든. 거기에 대표적인 저성장 국가이니 조금만 기다리면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도 좋을 거고. 단순 금리 비교하는 기자가 바보지” “미국 기준금리 인하하면 환차익까지 곱으로 먹겠네” “불안하다. 이런 뉴스” “(증시) 상승장이 있었나. 어느 나라 얘기하는 거야” “상승장 끝이 보인다는 소리네”.

삼성증권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대금이 지난달에만 2배 넘게 급증했다. /자료=삼성증권
삼성증권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대금이 지난달에만 2배 넘게 급증했다. /자료=삼성증권

한편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식 주간거래 대금은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25일 해당 서비스를 통해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엔비디아로,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가까이(49.9%) 차지했습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Advanced Micro Devices(AMD)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3배 ETF(SOXL) 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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