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동결’ 이창용 총재의 ‘부동산 투자’ 경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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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또 동결’ 이창용 총재의 ‘부동산 투자’ 경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8.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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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50%’ 5회 연속 묶은 금통위 직후 “젊은 세대 낮은 금리 예상하고 집 샀다면 조심”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4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금리 인하 같은 소리 하네. 계속 이렇게 젊은 애들 꾀어서 집 사게 하려는 수작이지. 속지 마라 인생 나락으로 떨어진다” “증권가 지라시(사설 정보지)를 기사 내는 이유는 개미 유혹하는 것임~~ 절대 믿으면 안 됨”.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2분기쯤 시작될 것이라는 증권가 예상에 누리꾼들이 펄쩍 뛰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이러한 전망이 나온 이유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 묶었기 때문입니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행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했습니다. 지난 2·4·5·7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동결입니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는 경기 불안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0.1%포인트 낮췄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내 펜트업 소비(코로나19로 지연된 소비 재개) 약화,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세, Fed(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0.1%포인트 낮췄다. /자료=통계청, 한국은행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0.1%포인트 낮췄다. /자료=통계청, 한국은행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심상찮은 가계부채 ▲미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 ▲여전히 불안한 물가 때문입니다.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앞으로 석 달 안에 ‘3.75%’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힌 이유입니다. 이 총재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동안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내년 2분기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봅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내년 2분기는 돼야 금리를 서서히 인하하는 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보여 한은도 금리를 동결하다 내년 2분기쯤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연 3.50%에 묶여 있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지난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연 3.50%에 묶여 있다. /자료=한국은행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은 매파적인 부분과 비둘기파적인 부분 모두 있었다”라면서 “‘여전히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고민하는 상황이기에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매파적인 내용과 ‘한국의 중립 금리는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언급은 비둘기파적”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다만, 중국발 경제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면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으로 물가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한은의 물가에 대한 중점이 점차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고금리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은의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에는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세도 한몫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은의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에는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세도 한몫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창용 총재가 걱정했던 생각과 똑같은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하면 중국 따라 침체의 늪으로 가는 거다. 오히려 어느 정도 올려서 미국과의 금리차를 좁혀야 한다. 성장률은 제로대로 떨어지는데 금리 인하하면 기업투자로 못 가고 대부분 대출해 아파트 구입비로 갈 거고 고용과 수입이 줄면 집값 폭락이 오고 만성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 “물가는 못 잡고 정부에서 압박은 들어오고 금리 올리자니 부동산 대폭망이 시작될까 두렵고 책임 뒤집어쓸까 봐 면피 발언은 해야 하고... 죽을 맛이겠네”.

“가계부채는 거짓말??? 20~30대 젊은이들에게 충고하는데 지금 사면 40~70대들이 투기해서 문정부 때 올린 거품 낀 집을 사는 폰지게임 당할 수 있다~ 언론사 정부 건설사에 의해 가스라이팅 당해 조급한 마음에 부동산 지금 사면 확실히 손해된다~~ 과거 미국에 서브프라임 사태, 한국도 외생변수(과거 IMF 사태, 가계부채에 의한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등)에 의해 터지면 그때 사도 늦지 않다”.

한편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부동산 관계 대출이 늘어난 것은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런 예측이 많아지고 집값이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집값 바닥 인식으로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지금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을 경험 못 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하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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