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삼성, 비금융 계열사 리스크 통제 불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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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삼성, 비금융 계열사 리스크 통제 불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4.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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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내 출자·내부거래 비중 높아 위험전파 가능성 큰데도 관리 미흡… 금감원, 무더기 조치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이 금감원으로부터 무더기 개선사항을 부과받았다. /사진=삼성생명보험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이 금감원으로부터 무더기 개선사항을 부과받았다. /사진=삼성생명보험

“삼성·현대자동차·한화도 미래에셋·교보·DB그룹과 함께 금융당국 감독받는다.”

2021년 7월 13일, 금융위원회가 ‘이것’을 처음 지정하자 대상 기업들도 긴장합니다. 금융투자업과 보험업 중 2가지 이상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이 합계 5조원을 넘는 ‘금융복합기업집단’입니다. 해마다 7월이면 다시 지정하는데, 지난해는 다우키움그룹이 여기에 포함됐습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이 금감원으로부터 6건의 경영유의와 8건의 개선사항을 부과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내부통제와 위기관리 체계 강화 ▲공동투자 보고 및 관리 업무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감독 당국의 판단입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자율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여서 실효성은 떨어집니다.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이 금감원으로부터 6건의 경영유의와 8건의 개선사항을 부과받았다. /자료=금융감독원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이 금감원으로부터 6건의 경영유의와 8건의 개선사항을 부과받았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먼저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 소속 금융사 37개(국내 16, 해외 21개) 가운데 일부만 그룹 수준의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의감독에관한법률> 시행 이후에도 내부통제 업무를 별도의 전담 조직 없이 대표금융회사인 삼성생명 A 부서가 겸직하는 식으로 수행했다는 것입니다.

또 2021년 11월 B 부서를 신설해 인력을 추가 배치했지만, 금감원 검사착수 시점까지 신설 조직의 권한과 책임이 대표금융사 내규에 반영돼 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전담 인력 중 일부는 여전히 삼성생명 자체 A 부서 업무를 겸직했습니다. 전담 직원 중 한 명이 관리자(센터장)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전담 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해마다 7월 지정하는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투자업과 보험업 중 2가지 이상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이 합계 5조원을 넘는 그룹이 대상이다. /자료=금융감독원
해마다 7월 지정하는 금융복합기업집단은 금융투자업과 보험업 중 2가지 이상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이 합계 5조원을 넘는 그룹이 대상이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와 함께 조기경보체계 운영 세부 사항을 내규로 반영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습니다. 대표금융사인 삼성생명은 소속 금융사의 특성을 반영한 조기경보 지표와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계열사 지표를 단순 취합하는 수준으로 운영했습니다. 주가지수나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취약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아울러 삼성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 적정성 비율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집단 통합 자본 적정성 비율은 겉보기에 양호하지만, 최근 1년간을 놓고 보면 ▲2021년 6월 말 309.1% ▲2021년 12월 말 281.8% ▲2022년 6월 말 244.6%로 감소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융 계열사들의 자본 적정성 비율도 계속 하락했습니다.

금감원은 삼성그룹이 비금융 계열사 출자 및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위험을 옮길 가능성이 큰데도 종합적인 관리방안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삼성그룹이 비금융 계열사 출자 및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위험을 옮길 가능성이 큰데도 종합적인 관리방안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여기에 비금융 계열사 출자 및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위험을 옮길 가능성이 큰데도 종합적인 관리방안은 미흡했습니다. 실제 기업집단 내 비금융 계열사에 출자한 금액은 지난해 6월 기준 35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64%에 달했습니다. 또 비금융 계열사의 내부거래 수익도 7374억원으로, 전체의 38.5%를 차지했습니다.

금감원은 따라서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보험업 리스크와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소속 비금융회사로부터의 전이 위험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내규로 마련하여 운영하고, 검토 결과를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전이 위험 관리 업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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