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묶고 떠나는’ 이주열, 대통령선거 의식했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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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묶고 떠나는’ 이주열, 대통령선거 의식했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2.24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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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1.25%로 올렸다.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살펴보겠다.”

임인년 첫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14일. 임기를 두 달 보름 남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또 기준금리를 올립니다. 코로나19가 퍼진 지 세 번째, 제로금리가 어느덧 ‘1.25%’가 되는 순간입니다. 이날 이 총재는 아쉬운 듯 금통위 의사봉을 이어받을 다음 총재에게 추가 금리 인상의 메시지를 던집니다. “연 1.50%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

‘파급효과’. 어떤 경제활동이나 과정이 직접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미치는 영향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다음 달 말 물러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묶었습니다. ‘파급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지난달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다만 1월 금통위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추가 금리 인상의 불씨는 남겼습니다.

24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연 1.25%인 현행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자료=한국은행
24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연 1.25%인 현행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24일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연 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달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 ‘파급효과를 살펴보겠다’라는 문구를 추가함에 따라, 이번에는 동결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이틀 전(22일) 금융투자협회가 내놓은 조사에서도, 채권 전문가 100명 가운데 88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내다봤습니다.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적이 없고 ▲다음 달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끝나며 ▲대통령 선거(3월 9일)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여기에 양호한 경제지표도 이번 동결 결정에 한몫했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8일 내놓은 경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1.7%, 1년 전보다 6.3% 증가했습니다.

민간소비 등 양호한 경제지표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한몫했다. /자료=기획재정부
민간소비 등 양호한 경제지표도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한몫했다. /자료=기획재정부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던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게 금통위의 판단입니다. 한은이 지난 22일 내놓은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달 모든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7000억원 정도 줄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내놓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지역은 4주 연속 하락 세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의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금통위는 이날 공개한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한은은 24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3.1%로 올려잡았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24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3.1%로 올려잡았다. /자료=한국은행

이날 한은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3.1%로 올려잡은 것에 비춰보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이란 표현은 사실상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가 연 2%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 4월(3.2%) 이후 10년 만에 3%대로 상향한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까지 끌어내리려면 금리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이주열 총재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앞으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는 것을 긴축으로 볼 수 없다”라며 “성장 흐름이 한은의 예상대로 가고, 물가 오름세도 높다면 지속적으로 완화 정도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원 다수의 의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코로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라며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성장·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이번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조목조목 비판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울러 금리를 동결하고 떠나는 이주열 총재를 향해서도 분노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부담은 동결요인이 못 된다. 한은의 존재 이유인 물가안정에 포커싱을 해야 한다. 많은 고민이 있었겠지만 25bp 올린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아쉽다.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본다” “미친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인플레는 폭동 수준인데 금리를 동결하는 정신 나간 OOO. 기준금리 4%까지 가파르게 올려야 금융시스템이 어느 정도 안정될 텐데 큰일이다” “결국 인구가 감소하든 말든 버블을 만들겠다는 생각. 영원히 역적으로 남을 거야. 자산 버블을 계속 키우겠다는 생각”.

“기준금리 올리는데 현재 물가 상승률보다 중요한 게 뭐가 있냐? 연속해서 3% 넘는 물가 상승률이 나오고, 달러 대비 환율도 그렇고, 유가도 100달러를 바라보고 있는데, 임기 끝났다고 그냥 던져 놓고 가는 거냐? 진짜 답답하다” “내릴 땐 쉬지 않고 내리더니 올릴 땐 쉬면서 올려?” “끝까지 국민의 짐만 되다가 임기 종료하시네” “물가 예측은 10년래 최고치로 발표하고 금리는 동결하고. 8년간 나라를 작살을 내고 나가네. 물론 지 집값은 두배로 폭등했겠지?” “똑바로 아셔. 이주열 한국은행장님은 박근혜 대통령님 때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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