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쏘아 올린 ‘머니무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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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쏘아 올린 ‘머니무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2.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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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글로벌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뉴스웰DB
글로벌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뉴스웰DB

“주식시장을 도망쳐 나온 돈이 은행으로 내달리고 있다.”

2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706조956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말보다 1조5939억원이 쪼그라든 것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02조4736억원이었습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조1475억원이 불어난 것입니다.

‘머니무브’. 주식, 부동산시장이 호황이거나 낮은 금리가 이어질 때 자금이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에서 고위험 고수익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반대로 주식, 부동산시장이 불황일 경우에는 자금이 고위험 고수익 자산에서 안전 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몰리는데, 이는 거스를 역(逆)자를 써서 ‘역머니무브’라고 부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일부 은행의 수신상품의 경우 금리가 4%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일부 은행의 수신상품의 경우 금리가 4%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자료=한국은행

글로벌 긴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역머니무브 현상이 빨라질 전망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예탁금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65조2000억 원이었습니다. 연초(1월 3일)보다 9%(6조5000억원) 줄어든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빚을 내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도 23조3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10%)이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증시를 떠난 돈은 은행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들도 예금과 적금 금리를 올린 영향이 큽니다. 0.3%포인트 안팎으로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일부 상품의 경우에는 금리가 4%대 중반까지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부동산 거래가 줄어든 것도 역머니무브에 한몫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우리나라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도 강화될 움직임입니다. 역머니무브가 대세인 이유입니다.

170만주가 넘는 의무보유 물량이 풀린 LG에너지솔루션발 역머니무브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170만주가 넘는 의무보유 물량이 풀린 LG에너지솔루션발 역머니무브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한편 170만주가 넘는 의무보유 물량이 풀린 LG에너지솔루션발 역머니무브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28일)부터 해제된 기관 보유 한 달짜리 LG에너지솔루션 의무보유 물량은 175만471주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가는 오후 2시 47분 기준 2.74% 내린 40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이달 25일까지 기존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의 시총이 모두 19조7687억원 증발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어미 회사인 LG화학은 시총이 7조7652억원(16.57%) 줄어들며 시총 6위에서 8위로 주저앉았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배터리주인 삼성SDI는 6조4639억원(14.85%) 감소하며 7위에서 10위로 떨어졌습니다.

시총이 3조4187억원(8.42%) 줄어든 현대차는 8위에서 9위, 1조5809억원(5.02%) 줄어든 기아는 10위에서 11위로 한 계단씩 내려갔습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총도 8조3577억원(1.91%) 쪼그라들었습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5760억원(1.05%) 감소하며 3위에서 4위로 밀려났습니다.

28일 오후 2시 13분 기준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톱20. LG에너지솔루션 상장(1월 27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톱10 종목에서만 20조 가까운 시총이 증발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28일 오후 2시 13분 기준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톱20. LG에너지솔루션 상장(1월 27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톱10 종목에서만 20조 가까운 시총이 증발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말아먹었다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40만원대인 현재 주가도 고평가됐다며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보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려고 다른 주식을 팔아치운 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비난도 이어집니다.

“국민연금 평균 단가가 53만원쯤일 건데~~ 한 3~4조 샀으니깐 최소 1조3~4000억 손실이네. 이 종목 살라고 다른 우량주 미친 듯이 팔아 증시 폭락시키더니 완전 말아 먹었네” “국민 혈세를 지 돈 아니라고 상장 첫날부터 55만원선에 매수한 국민연금 담당자 퇴출하라. 이X의 정부는 어째 말과 행동이 이렇게 안 맞냐” “수조원어치 매수한 연기금 담당자는 처벌못하나? 지돈 아니라고 고가에 매수한 이유가 뭔지 철저히 조사해 봐라” “엔솔 고가에 30% 빠진 게 대수냐. 물적분할 편법상장으로 2차전지주 박살이 나 있다. 이X의 당국 공무원들아”.

“물적분할의 대표격인 시장교란자. 지옥으로 떨어져라!!” “개인주주들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LG계열 주식은 절대 투자하지 마라. 쳐다보지도 마라” “LG엔솔 이거 정말 쫄딱 망했으면 좋겠네요. 엘지제품 불매하려고요. 구씨 일가 주식시장 교란시킨 거 보면 너무 악질이에요” “상장빨이고 적정주가 되니 조심하도록” “LG엔솔 현재가격 고평가!” “19만원” “적정가 10만원도 비싸” “한 오만원 정도가 맞다” “무슨 배터리가 자동차보다 비싸냐. 내려와” “지금도 비싸다. 어떻게 화학보다 비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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