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방역수칙 위반… ‘남양유업 홍씨네’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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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방역수칙 위반… ‘남양유업 홍씨네’ 왜 이럴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25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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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은 ‘회삿돈 유용’ 의혹, 부인은 ‘방역수칙 위반’, 조카는 ‘마약과 절도’
홍원식 회장은 물러나겠다 해놓고 출근 도장 찍으며 급여까지 수억 챙겨
경영권 승계 안 한다면서 장남은 컴백, 차남은 승진… ‘진정성’에 물음표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각종 법 위반으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 오너 일가가 각종 법 위반으로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사진=남양유업

회삿돈 유용 의혹에 마약 투약 및 절도, 그리고 이번엔 방역수칙 위반. 남양유업 오너 일가의 법 위반 사례가 점입가경입니다. 각종 위법 사례에는 홍원식 회장의 장남(홍진석)과 외조카(황하나)에 이어 홍 회장의 부인(이운경)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로 온 국민의 공분을 사는가 하면 각종 논란으로 여전히 불매운동에 휘청이고 있는 남양유업이 최근 들어 오너 일가의 잇단 일탈로 또 다시 논란의 태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홍원식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는 계약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회장직 유지에 장남까지 복귀시키면서 “가족에게 기업을 승계하지 않겠다”라는 대국민 사과발언마저 의구심을 낳고 있습니다.

25일 경찰과 남양유업 등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이 지난 6월 19일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오후 6시 이후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감염병예방법을 어기고 저녁 파티를 연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습니다.

이날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한 인원은 모두 14명으로 확인됐는데요. 여기에는 박형준 부산시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이운경 고문의 감염병예방법 위반은 가사도우미가 현장 사진을 촬영해 경찰에 고발하면서 발각됐습니다. 이날 저녁식사는 지난 5월 열린 아트부산에서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운경 고문이 행사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성격의 자리였습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행사를 도와준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한 자리였다”라면서 “이운경 고문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했고, 해외에서 온 분들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방역수칙을 꼼꼼히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남양유업 측의 이같은 면피용 해명은 비난을 더욱 키우는 양상입니다.

당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백신 접종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앞서 올해 4월에는 홍원식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가 회사 자금 유용 의혹으로 보직 해임됐었는데요. 홍진석 상무는 회삿돈으로 캐딜락, 토요타, 레인지로버 등 수년에 걸쳐 고가의 외제차를 리스해 자녀 통학 등 개인적인 용무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광고대행사를 통해 회삿돈으로 홍원식 회장의 부인 선물과 홍진석 상무의 자녀 생일 선물을 샀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엔 홍 회장 일가가 병원에 가거나 가족 여행할 때 직원들을 동원한다는 내부의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홍진석 상무는 이 같은 의혹에 보직 해임됐었습니다. 하지만 보직 해임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5월 26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슬그머니 복직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을 넘기는 주식 매매계약 체결 하루 전입니다. 장남이 복직한 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습니다.

여기에 홍원식 회장도 여전히 출근 중인데요. 홍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8억800만원까지 받았습니다. 홍원식 회장은 5월 4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논란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홍 회장은 여전히 회사에 출근하고, 보직 해임된 장남을 복직시킨데 이어 차남은 승진시키면서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모친 지종숙씨와 장남 홍진석 상무를 등기임원에서 사임시키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홍 회장의 부인 이운경 고문도 전무 직급의 상근직으로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말로만 오너경영 체제를 포기하고 실제로는 오너 경영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홍 회장은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던 회장 일가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9월 14일로 6주나 연기하면서 뒷말이 무성합니다. 경영권에 미련을 가지고 매각 파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 매각 대금을 높이기 위한 전략 아니냐 등이 그것입니다.

홍원식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남양유업도 또 다시 오너 리스크에 휘청이는 모습입니다. SNS상에서 잠시 멈췄던 불매운동이 고개를 들고 있으며, 주가도 폭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홍원식 회장의 외조카인 황하나씨는 마약 투약과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황하나씨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 자택에서 필로폰을 여러차례 투약한 혐의와 전 남자친구인 박유천과 필로폰을 3차례 매수하고 7차례 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요.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문제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또 마약을 투약해 이번에는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8월 지인들과 수차례 마약을 투약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지인의 집에서 50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도 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달 1심에서 황하나씨에게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ESG가 중시되는 시대, 거짓말을 일삼고 가족들이 사회적 물의를 계속 일으키는 남양유업 오너 일가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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