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 ‘남양유업 매각’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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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남양유업 매각’ 변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8.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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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주식 매매 위한 임시 주총 당일 6주 연기 발표
한앤컴퍼니 “주식매매계약 명백한 위반… 법적 조치 검토”
“매각 파기 수순” “매각 대금 높이기 위한 전략” 뒷말 무성
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이 주식 매매를 위한 임시주총을 돌연 연기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남양유업 본사와 홍원식 전 회장
남양유업 홍원식 전 회장이 주식 매매를 위한 임시주총을 돌연 연기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사진=남양유업 본사와 홍원식 전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이 돌연 지분 매각 일정을 연기하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매각 파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 매각 대금을 높이기 위한 전략 아니냐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홍원식 전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또 다시 오너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는 것이다. 홍원식 전 회장이 변심을 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예정돼 있던 홍원식 전 회장 일가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 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9월 14일로 6주나 연기했다. 임시 주총 당일 연기 의사를 밝힌 것이다.

남양유업 측은 “쌍방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당시 임시주총에서는 경영권 교체를 위해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5월 27일 최대주주인 홍원식 외 2명이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매각가 3107억원에 한앤컴퍼니로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남양유업 경영권이 홍원식 전 회장에서 한앤컴퍼니로 넘어가는 계약이다.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모두 넘기는 계약으로, 매각 대금 지급 기한일은 이달 31일까지다.

하지만 홍원식 전 회장이 남양유업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6주 후로 연기되면서 매각이 틀어지게 됐다.

한앤컴퍼니 측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7월 30일 예정돼 있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는데 매도인의 일방적 의지로 임시주총 6주간 연기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매도인은 매수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합의된 거래 종결 장소에 지금 이 시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홍원식 전 회장의 의중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 거래 결렬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 매각 대금을 높이기 위한 전략 아니냐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하다.

업계 일각에서 내놓는 계약 파기 의도는, 좀처럼 흔치 않는 매각 종결 직전 발을 뺀 것을 들고 있다. 우호적 관계에 따라 진행된 거래에서 ‘노쇼’같은 행동이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매각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이를 높이기 위해 노쇼를 한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한앤컴퍼니로의 매각 발표 후 남양유업의 주가는 급격히 올라 시총은 410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4일 현재 4133억원이다.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간 체결한 주식 매매대금은 3017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여기에 부동산 등 유형자산 가치를 감안하면 홍 전 회장 입장에서 매각 금액이 아쉬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입장에선 헐값이라 생각할 수 있어, 위약금을 물더라도 거래를 파기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듯하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위약금을 물어주겠다며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제3의 매수자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양유업 홍 전 회장의 변심에 남양유업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당시인 5월 27일 남양유업 주가는 43만9000원에 불과했으나 매각 발표 이후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1일에는 76만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2개월여 만에 주가가 50% 이상 오른 셈이다. 그러나 지난 2일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간 매각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주가는 급락해 3일 현재 58만1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매매계약이 불발될 경우 남양유업이 겪을 후폭풍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강도 높은 비판 여론에 또다시 소비자 불매운동이 예상되고,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들의 불만 그리고 한앤컴퍼니에 배상금까지 물어야 한다. 배상금은 계약금의 10% 수준인 31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원식 전 회장의 판단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매각 지급 기한은 이달 31일까지다. 홍원식 전 회장이 어떤 방향으로 의사를 밝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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