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직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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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직 유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1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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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에서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 부결 처리
남양유업이 임시주총에서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홍원식 회장이 자리를 지켰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이 임시주총에서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홍원식 회장이 자리를 지켰다. /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이 14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 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부결했다. 이로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회장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지난 5월 4일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대국민 공언(公言)은 거짓말로 공식 확인된 것이다.

남양유업 측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경영 쇄신 방안을 담은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홍원식 회장 퇴진 안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남양유업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과 이사 신규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 등 총 3가지 안건을 상정했다. 이 중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의 신규 이사 선임의 건,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 정관의 일부 변경의 건은 부결됐고, 이길호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감사실장을 감사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철회됐다.

이들 안건은 한앤컴퍼니가 제안한 것이다. 이달 안건이 부결되는 데는 고작 12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서는 홍원식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팔려고 내놓았던 지분 53.08%를 안건 부결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추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10월 임시주총 날짜와 안건을 정할 예정이다. 주총은 10월 중순 이후 열릴 것으로 예상되며 2주 전 이사회 소집결의 후 공시된다. 홍원식 회장 사퇴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홍원식 회장은 자신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 53.08%를 한앤컴퍼니에 3107억원에 매각한다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지 97일 만인 9월 1일 주식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홍원식 회장 측의 계약 철회는 이미 예견됐다. 지난 7월 30일 예정돼 있던 홍원식 회장 일가의 주식과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돌연 9월 14일로 6주나 연기하면서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도 ‘매각 거래 결렬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왔다. 여기에 회장직을 여전히 유지하며 올해 상반기 보수로 8억800만원을 받은데 더해 회사 자금 유용 의혹으로 보직 해임됐던 장남을 복귀시키고 차남은 승진시키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특히 장남 홍진석 상무의 경우 보직 해임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5월 26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슬그머니 복직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을 넘기는 주식 매매계약 체결 하루 전이다. 장남이 복직한 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승진했다.

홍 회장의 이같은 행보에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은 것이다.

이에 한앤컴퍼니 측에서는 8월 30일 “매각을 예정대로 진행하라”며 홍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앤컴퍼니 측은 “홍 회장 측이 거래 종결을 미루더니 돌연 대주주 일가와 관련된 사항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추가 협상을 제안해 왔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가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반박하더니, 이틀 후인 9월 1일 돌연 한앤컴퍼니를 상대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해 버린 것이다.

홍원식 회장은 법률대리인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달리 계약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다”며 “한앤컴퍼니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됐던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으나 매수자 측은 계약 체결 후 태도를 바꾸어 사전 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도 입장문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경영권 매각 약속을 지키려는 저의 각오는 변함없이 매우 확고하다”며 “매수인과의 법적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즉시 매각 절차를 다시금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원식 회장의 말대로 오는 10월 열리는 임시주총에 홍 회장 사퇴 건이 처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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