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중인데 대유위니아에 판다? 남양유업 홍원식의 꼼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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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중인데 대유위니아에 판다? 남양유업 홍원식의 꼼수일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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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와의 법정 소송서 승리할 경우 경영권과 지분 매각’ 조건
주식매매계약 체결 날짜와 범위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미확정
일각에선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하기 위한 것 아니냐’ 의구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코와 소송 중에 새로운 파트너와 계약을 맺어, 매각의 진실성에 의구심이 생긴다. /사진=남양유업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코와 소송 중에 새로운 파트너와 계약을 맺어, 매각의 진실성에 의구심이 생긴다. /사진=남양유업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새로운 파트너로 대유위니아그룹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자동차부품과 생활가전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식품기업인 남양유업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데다, 앞서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던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와는 최종 합의는커녕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유위니아그룹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가 보유한 회사 지분 53.08%를 조건부 매입하기로 하는 상호협력 이행협약을 최근에 체결했습니다.

조건은 남양유업이 한앤코와의 법정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경영권과 지분을 대유위니아그룹에 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홍 회장이 패소할 경우에는 앞선 계약대로 한앤코에 주식과 경영권을 양도해야 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홍원식 회장이 한앤코와의 법정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실제로 대유위니아와의 계약은 앞으로 진행되는 소송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유위니아그룹 측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소송이 남양유업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협약에서 대유위니아그룹은 ‘남양유업의 법률 준수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대리점들과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구축,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재무·회계 시스템 구축, 고객 신뢰도 향상’ 등 경영 정상화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여러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또 필요한 경우 대유위니아그룹의 전문가들이 남양유업의 업무를 함께 수행할 방침입니다. 그렇지만 매각 과정은 매우 불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어 그 진실성에 의구심이 생깁니다. 주식매매계약 체결 일자, 그리고 그 범위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매각 대금은 잠정적으로 32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양유업 측도 매각 협상 내용과 관련해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한앤코와의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된 ‘백미당’이 대유위니아그룹 측과의 매각 대상에 포함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카페 백미당이 핵심 주축인 외식사업부는 홍 회장 부인인 이운경 남양유업 고문과 차남 홍범석 상무가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앞서 한앤코와 매각 협상도 외식사업부 분사가 발목을 잡으면서 최종 결렬까지 갈 정도로 홍 회장으로서는 놓치기 싫은 계열사입니다.

문제는 법정 소송 중에 매각이 진행돼,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건부 매각을 체결하는 것은 국내 M&A(인수합병)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는 지적입니다.

남양유업 측은 “이번 협약 체결로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에게 남양유업을 매각하겠다는 홍원식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번 대유위니아와의 계약 체결이 진정성 있게 진행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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