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욕하면 이렇게 된다?… 남양유업의 ‘추락’
상태바
경쟁사 욕하면 이렇게 된다?… 남양유업의 ‘추락’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03 12: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유업 상대, 세차례 조직적 비방도 모자라 ‘사과문’ 빙자해 또…
사상 초유 홍원식 회장 입건… 실적은 적자로 전환하며 ‘곤두박질’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갑질과 비방전의 대명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남양유업. 이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지 교훈을 주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남을 욕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응징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남양유업의 1분기 실적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입니다.

최근 남양유업은 유업계의 영원한 맞수(?)인 매일유업을 조직적으로 비방했다가 오너인 홍원식 회장이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며 언론과 국민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죠. 부산의 한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커뮤니티에 매일유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유기농 우유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 글을 올린 것인데요. ‘해당 제품 생산 목장과 원전이 가깝다’,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등의 내용입니다. 결국 경찰에 덜미가 잡힌 남양유업은 본사 압수수색을 당한데 이어 홍원식 회장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최고 경영자가 수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남양유업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이 또한 논란이 됐는데요.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라는 문구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매일유업의 상하목장 근처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고 이로 인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이 돼 사과문을 빙자해 매일유업을 또 한번 물 먹인 것입니다.

남양유업의 경쟁사 비방은 이번만이 아니죠. 앞서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 상에서 경쟁사에 비방글을 올려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요. 2009년에는 매일유업 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는 악성 글에 이어 2013년에는 매일유업 제품에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며 비방전을 이어갔습니다. 또 2010년에는 동서식품의 커피제품에 카제인나트륨 성분이 유해성분인 것처럼 광고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본제품 표절논란도 있었는데요. 남양유업이 2005년 출시한 음료수 ‘17차’가 1993년 일본 아사히음료에서 내놓은 ‘16차’와 제품 콘셉트와 디자인이 비슷해 표절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2013년에 대리점에 물량 밀어내기 사건은 남양유업의 대명사처럼 뇌리에 각인돼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외손녀 황하나가 마약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 과정에서 공범에게 ‘혼자 투약했다’는 진술을 하라며 1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남양유업은 이런 각종 논란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는데요. 바로 실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밀어내기 갑질로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불매운동을 당했던 201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0% 줄어든 1조22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175억원, 당기순이익도 611억원에서 -455억원으로 적자 전환합니다. 이듬해인 2014년에도 매출액이 6.5% 감소한데 이어 영업적자도 -261억원으로 더 커집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지난해에 다시 주저앉는데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08억, 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5%, 93.4% 급감합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93억원으로 1450%나 증가하는 이례적인 실적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갑질 논란이 일기 전인 2012년에 비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죠.

결국 올해 1분기도 적자로 돌아서는데요. 연결기준 매출액은 7.8% 줄어든 2315억원에 이어 영업이익은 지난해 13억원에서 -20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합니다. 분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53억원에서 -269억원의 손실을 기록합니다.

이같은 실적을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 위축과 더불어 개학 연기로 인해 학교우유급식 중단으로 인한 매출 타격이라고 설명합니다. 남양유업의 흰우유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35~40% 수준이며, 전체 우유급식 시장 점유율도 25%로 높다는 이유도 덧붙입니다.

남양유업 사과문(왼쪽)과 기업이념
남양유업 사과문(왼쪽)과 기업이념

그렇다면 이같은 이유는 경쟁사인 매일유업에도 해당돼야 합니다. 하지만 매일유업의 1분기 실적은 남양유업과는 상반된 결과를 보입니다.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등 실적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모두 오른 것입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6.1% 성장한 3582억원을 올립니다. 영업이익도 4.1% 오른 204억원을, 분기순이익 역시 19% 신장된 192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2분기에는 더욱 큰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갑질에 경쟁사 비방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대가를 톡톡히 받은 결과가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남양유업은 기업이념으로 ‘고객만족·인간존중·사회봉사’로 삼으면서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