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고통분담은 ‘팀장급’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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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고통분담은 ‘팀장급’ 수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2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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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체제’ 선언… 탐장급 이상 급여 일부 반납 동의서 강요 의혹
사측 “회장과 대표이사도 동참, 직원들 오해”… 10년간 급여 따져보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끊임없는 갑질 논란으로 유업계에서 이슈를 몰고 다니는 남양유업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을 선언한 뒤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분란이 일고 있는 것인데요.

회사 실적 부진에 대해 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너인 홍원식 회장은 마치 뒷짐을 지고 불구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시장이 사상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정부에서는 고용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까지 했죠. 이런 상황에 남양유업에서는 경비지출 최소화를 위해 일부 직원들의 상여금 일부를 반납하고 복리후생비를 삭감한다는 급여 반납 동의서와 공지문을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회사 측은 급여 일부 반납 동의서는 자발적 참여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부담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나와 사실상 강요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특히 이 같은 처사는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인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경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홍원식 회장.
홍원식 회장.

남양유업의 이번 논란은 이광범 대표이사가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언한데 이어 이달 1일부터 긴축경영에 나서면서 불거졌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실적에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있다. 사전대비를 위해 긴축경영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긴축경영 시행 공고문을 공지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영업부서의 업무회의식대와 차량유지비 그리고 공장직원들의 복리후생비와 통신비 삭감조치입니다. 여기에 팀장급 이상 관리자들에게는 12월까지 상여금과 하계 휴가비를 각각 30, 50% 반납한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급여반납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자유의사’라고 강조하면서도 ‘어떠한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일부 직원은 코로나라는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동의는 하지만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은 직원들의 내부 반발에는 홍원식 회장과 경영진의 급여 반납 등 고통분담을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는 것도 큰 이유로 보입니다.

하지만 남양유업 관계자는 20일 본지와 통화에서 “팀장급 이상에게 고통 분담을 얘기한 것은 대표이사와 회장님도 포함된다”면서 “간부들은 모두 똑같은 고통 분담을 하고 있는데 왜 이런 불만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또 물어봤습니다. 금액상으로 얼마만큼이 해당되냐는 질문에 “팀장급 이상과 똑 같다“고 밝혔습니다. 2020년도 공시를 보면 명확히 밝혀지겠죠.

그렇다면 과연 남양유업의 실적과 홍원식 회장과 직원들은 얼마의 급여를 받고 있길래 이런 일까지 생기는지 살펴봤습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주에 대한 밀어내기 갑질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2013년 매출액은 1조2299억원으로 전년(1조3650억원)대비 10%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175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611억원에서 -455억원으로 적자 전환합니다. 이같은 추세는 이듬해인 2014년에도 이어지는데요. 매출액이 6.5% 감소한데 이어 영업적자도 -261억원으로 더 커집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억6429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서며 회생의 기미를 보입니다. 2015~2016년 매출액은 각각 1조2150억, 1조2392억원으로 전년대비 5.5, 2%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015년에 201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2016년에는 418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합니다. 당기순이익도 각각 267억, 372억원으로 급등합니다.

이렇듯 성장 추세로 이어지는 듯하다가 2017년부터 다시 이상 징후를 보이는데요. 2017년도 매출액은 1조1670억원(-5.8%), 영업이익은 51억원(-87.9%), 당기순이익은 50억원(-86.5%)으로 추락합니다. 2018년에도 매출액 1조797억원, 영업이익 86억원, 당기순이익 20억원으로, 영업이익만 전년보다 69%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매출액은 7.5% 줄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59.9%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308억, 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각각 4.5%, 93.4% 급감했습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93억원으로 1450%나 증가하는 이례적인 실적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갑질 논란이 일기 전인 2012년에 비하면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죠.

남양유업 CI
남양유업 CI

실적을 종합해보면 갑질 논란이 터져나온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전년대비 급감하다 2015~2016년 회복세에서 2017~2019년 다시 하락세를 보입니다.

남양유업의 이같은 실적 하락에는 주력사업인 우유·분유업계의 불황에 신생아 수 감소세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개학 연기로 학교 우유급식 중단 사태까지 겪으면서 매출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이렇듯 우유업계에 불황이 이어지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은 가운데 홍원식 회장은 오너로서 얼마만큼의 고통을 분담하고 있을까요?

2012년 등기이사의 급여는 평균 2억6000만원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와 미등기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총액에 대해 승인을 받은 관계로 등기이사에 미등기이사를 포함해 공시한 금액으로, 홍 회장의 급여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홍 회장은 여기에 총 배당금(8억5500만원) 중 지분율(25.11%)에 따라 2억1500만원도 챙겼습니다. 그해 직원 평균 급여는 3708만1000원입니다.

갑질 사태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2013년에 홍원식 회장은 급여로 13억원에, 지분율(51.68%)에 따라 총 배당금 8억5500만원 중 4억4200만원도 받았습니다. 여기에 동생인 홍우식(0.77%), 홍명식(0.45%) 그리고 손자 홍승의(0.06%)도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씩 챙겼습니다. 갑질 논란으로 실적이 급락했음에도 오너 일가는 배를 두둑이 불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반면 직원들은 3706만8000원으로 소폭 줄었습니다. 물론 직종에 따른 편차는 있지만 평균급여입니다.

2014년도에 홍원식 회장의 급여는 15억7000여만원로 올랐고, 배당금 또한 전년도와 같이 4억4200만원을 챙겼습니다. 이 해에는 부인 이윤경씨도 지분 0.89%로 이름을 올려 앞선 동생들, 손자들과 함께 배당금도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평균급여는 3951만7000원으로 소폭 올랐네요.

2015년도 홍 회장의 급여는 16억1900만원 정도로 올랐고, 배당금도 역시 전년과 같이 받았습니다. 부인과 동생, 손자 등 친인척 또한 지분율에 따라 비슷한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직원들의 평균급여는 4346만1000원입니다.

2016년도 홍 회장 급여는 18억8100여만원, 직원은 4300만원이고, 2017~2018년도에는 홍회장 급여가 16억2000만원으로 줄어듭니다. 직원은 4500여만원에서 4400여만원으로 조금 줄어드네요. 2019년도에도 홍 회장의 급여는 같습니다. 그러나 배당금 또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4억4200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직원 급여는 전년에 비해서는 4700여만원으로 조금 늘어났네요. 하지만 급여 차는 35배 정도 됩니다. 배당금까지 더하면 급여 차는 더 늘어나죠.

게다가 실적이 좋지 않아도 홍원식 회장 급여는 꾸준히 늘었고, 직원급여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내 불만에 대해 남양유업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어려운 시기에 같이 고통을 분담하자는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동안 남양유업이 국민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슬기롭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코로나19로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남양유업 내부의 세심한 분위기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불편한 기류가 흐르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노사 협의에 따라 지혜를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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