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오너… 식품업계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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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오너… 식품업계 ‘물갈이’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4.0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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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임세령 대상 부회장, 김남정 부회장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부회장, 임세령 대상 부회장, 김남정 부회장

식품업계 오너들이 젊어지고 있다. 1세대 창업주들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3세대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며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지난달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2세로의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대신 장남 신동원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틀 뒤인 27일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영면에 들면서 신동원 부회장으로 자연스레 오너가 교체됐다.

신춘호 전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설립, 신라면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라면왕’으로 불렸다. 이후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부동의 업계 1위로 등극했다.

신동원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쳐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 2000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왔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춘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전자소재, 포장재 사업 중심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달 26일 임세령 전무를 대상홀딩스와 대상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3세 경영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창옥 명예회장의 장녀다.

임세령 부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임 부회장은 2016년부터 대상과 계열사 초록마을 마케팅 담당중역을 맡았고 올해부터는 대상홀딩스 전략담당중역을 함께 수행 중이다.

특히 임 부회장은 2014년 청정원 브랜드의 대규모 리뉴얼을 주도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2016년에는 ‘안주야’ 제품 출시를 주도해 국내 안주 HMR 시장을 개척하는데 공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임세령 부회장의 동생이자 임창옥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전무가 대상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바 있어 ‘자매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임 전무는 2016년 전무로 승진한 뒤 대상 전략담당중역을 맡고 있다. 현재 대상홀딩스 지분은 임상민 전무가 36.71%, 임세령 부회장이 20.41%를 가지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대상홀딩스와 대상은 전문경영체제로 운영하는 등 별도의 전문 경영인이 대표이사로 있다”라면서 “지분과 직급 승진 등은 후계구도와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2019년 김재철 명예회장이 직을 내려놓으면서 차남 김남정 부회장으로의 2세 경영이 시작됐다. 김남정 부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올해 1월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발령받으면서 3세 경영이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이 비비고 만두 등을 앞세워 북미사업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 부장이 해외실적을 등에 업고 연말 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인 박재홍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삼양식품도 3세 경영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전인장 회장은 2019년 1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1994년생 오너 3세 전병우 경영관리부문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전병우 부문장은 2019년 입사해 지난해 6월 이사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업 환경에도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면서, 유행에 민감하고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한 업계 특성상 세대교체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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