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 합병’ 소액주주는 왜 반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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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합병’ 소액주주는 왜 반발하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4.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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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엔터프라이즈 한 주당 동원산업 3.84주 받는 구조
소액주주들 “동원산업의 기업가치 과도하게 낮게 책정”
동원산업의 합병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동원그룹CI
동원산업의 합병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동원그룹CI

동원산업이 비상장사인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주주에게만 유리한 주식교환 비율이라는 지적이다. 주가도 급락했다.

동원그룹은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중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산업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동원그룹은 이를 위해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번 합병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에 흡수되는 방식이다. 합병이 마무리 되면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또 StarKist Co.(스타키스트),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뀐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산업을 비롯해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자회사 5개를 지배하고, 중간 지배회사인 동원산업이 StarKist Co., 동원로엑스 등 종속회사 21개를 보유하는 다소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한편,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합병비율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합병비율은 1대 3.84로 산정됐다. 동원엔터프라이즈 한 주당 동원산업 3.84주를 받는 구조다.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은 합병비율 산출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낮게 책정됐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합병에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가액은 19만1130원, 기업가치는 약 2조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흡수합병으로 동원산업의 주식 수가 367만주에서 6326만주로 17배 늘지만, 합병 법인의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48.4%),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17.4%)과 자사주(20.3%)를 합산한 지분율이 86.1%에 달한다”며 “유동주식비율은 합병 이전보다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로, 동원산업 지분 62.7%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의 비중은 21%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는 지분 68.27%를 가지고 있는 김남정 부회장이다. 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최대주주는 김 부회장으로 동원산업의 지분 48.4%를 보유하게 되고, 김 명예회장은 17.4%, 자사주는 20.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한 주식교환 비율 지적에 주가도 급락했다. 11일 동원산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15% 떨어진 2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동원산업의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10월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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