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짜당” CJ의 조직개편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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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짜당” CJ의 조직개편 반응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1.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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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연봉 바란다” “특정인을 위한 인사개편” 등 내부 불만 쏟아져
CJ그룹의 파격이라고 평가 받는 조직개편에 정작 직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CJ그룹
CJ그룹의 파격이라고 평가 받는 조직개편에 정작 직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CJ그룹

CJ그룹이 지난달 23일 회사의 모든 임원 직급을 통합하는 내용의 파격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다.

CJ는 올해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기존 임원직제를 개편한다는 것이다. 보수도 달라진다. 단일 직급인 경영리더의 처우, 보상, 직책은 역할과 성과에 따라서만 결정된다.

CJ그룹은 “성과를 내고 맡은 업무 범위가 넓은 임원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고 더 빨리 주요 보직에 오르게 된다”면서 “MZ세대가 원하는 ‘공정한 성장기회’를 구현할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승진단계를 줄이고 성과·역할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파격,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CJ 직원들은 이 같은 조직 개편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여주기식’ 개편이라는 지적이다.

CJ 계열사 한 직원은 “보여주기식 개편으로 보인다”면서 “MZ세대는 회사·산업이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끼면 회사를 떠난다. 지금 회사의 문제가 무엇이고 미래 발전을 위해 어떤 신산업을 하고 있는지 등 내용을 적극 공유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봉에 대한 부분과 승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직원은 “CJ제일제당 별명이 무엇인지 아느냐. ‘제일짜당’이다. 5년이 넘는데 연봉이 타 기업 3년 차 되는 사람 연봉만 못하다”면서 “네이버·카카오 개발자 수준 연봉을 바란다는 게 아니다. 적어도 자부심은 가지도록 해달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누구나 영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30대에 영 리더가 되지 못한 당사자는 ‘나가야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꼬집었다.

CJ 계열사 다른 직원은 “능력만 되면 빨리 관리직급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겠지만, 모든 직원이 관리직급이 될 수 없다 보니 대다수에겐 오히려 승진 기회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를 승진시키기 위한 꼼수 인사 개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성과가 좋은 사람이 빨리 승진하고 리더가 되는 기회가 생기는 것을 누가 반대하겠나”면서 “근데 이번 개편안이 특정 개인만을 위한 제도라는 느낌이 들면 누가 따르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기 구단과 홍보 계약 체결을 일반 직원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달성할 수 있었을까”라며 이선호 경영리더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미국 프로농구(NBA) 인기 구단 LA 레이커스와 비비고 홍보 계약 체결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CJ그룹이 발표한 2022년도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2019년 9월 마약 투약과 밀반입 혐의로 입건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된 뒤 항소심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잠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다가 지난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9월에는 주력 브랜드 ‘비비고’와 미국 프로농구(NBA)의 유명 구단 ‘LA레이커스’와의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 체결을 주도했다. 이선호 경영리더가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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