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선거인데… 용산 간다고 뛰는 ‘정치 테마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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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선거인데… 용산 간다고 뛰는 ‘정치 테마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3.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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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고 발표하자, 다음 날 용산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다. /사진=청와대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고 발표하자, 다음 날 용산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다. /사진=청와대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12일이 지난 21일, 증시가 개장하자 급등하는 종목들이 잇따라 나옵니다. 자연과환경·롯데관광개발·시공테크·깨끗한나라·LS네트웍스·크라운해태홀딩스. 이들은 모두 서울 ‘용산’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어떤 종목은 본사가 이곳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뜁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다고 발표한 다음 날입니다.

‘시장경보’.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와 투자위험이 커지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주가가 짧은 기간에 급변할 때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종목’의 3단계 조치를 취합니다. 경고와 위험 단계에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2599건의 시장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테마주의 절반 가까이는 ‘정치’ 테마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2599건의 시장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테마주의 절반 가까이는 ‘정치’ 테마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거래소
지난해 2599건의 시장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테마주의 절반 가까이는 ‘정치’ 테마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거래소

30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내놓은 <시장경보 및 시황급변종목 조회공시제도 운영효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경보 지정 건수는 모두 2599건이었습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 2231 ▲투자경고 285 ▲투자위험 26 ▲매매거래정지 57건입니다. 코로나19로 주가 변동이 극심했던 2020년(7935건)보다는 67.2% 감소한 수치입니다.

지정 사유별로는 ‘주요테마’에 대한 지정이 전체의 23%(594건)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테마 가운데서도 ‘정치’가 48%(283건)로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 후보 선출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테마주는 또 지난해 조회공시 의뢰 150건 중 29.3%(44건)를 차지했는데, 정치 테마가 대부분(39건)이었습니다.

조회공시가 의뢰된 정치 테마주 대부분은 ‘사이버 얼럿’(Cyber Alert)과 함께 발동했다. 사이버상 각종 풍문으로 주가가 급등, 해당 상장사의 적극적인 해명을 유도했다는 이야기다. /자료=한국거래소
조회공시가 의뢰된 정치 테마주 대부분은 ‘사이버 얼럿’(Cyber Alert)과 함께 발동했다. 사이버상 각종 풍문으로 주가가 급등, 해당 상장사의 적극적인 해명을 유도했다는 이야기다. /자료=한국거래소

조회공시는 특정 종목의 시황이 급변할 때 투자자 보호를 위해 회사경영과 관련된 중요정보의 유무에 대한 공시를 상장법인에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이들 조회공시가 의뢰된 정치 테마주 39건 가운데 32건이 ‘사이버 얼럿’(Cyber Alert)과 함께 발동했습니다. 사이버상 각종 풍문으로 주가가 급등, 해당 상장사의 적극적인 해명을 유도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같은 조회공시 요구에 상장사들의 답변은 ‘중요공시 없음’(121건, 81%)이 대부분이어서, 해당 기업조차 주가가 왜 급등락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테마주, 특히 정치와 관련된 종목들은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들 종목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 후 주가 변동률은 조회공시 닷새 전 59.4%에서 닷새 뒤 1.3%로 크게 안정됐습니다.

거래소는 “시장경보·조회공시 제도로 시장참가자들의 뇌동매매 방지와 투자자 보호, 불공정거래 예방에 이바지했다”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시장경보·조회공시 제도로 시장참가자들의 뇌동매매 방지와 투자자 보호, 불공정거래 예방에 이바지했다”라고 밝혔다. /자료=한국거래소

거래소는 “시장경보·조회공시 제도로 시장참가자들의 뇌동매매 방지와 투자자 보호, 불공정거래 예방에 이바지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도 실효성 강화를 위해 계속해서 투자환경을 파악, 운영 효과를 분석해 반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최근 거래급증, 매매패턴의 변화 등을 감안해 투자경고·위험종목 지정 요건도 손질할 계획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국내 증시의 낙후성을 드러냈다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공매도,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단타 투기꾼 적발 등 시장 시스템의 보완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장을 왜 함. 기관이랑 외국인만 먹을 수 있는 구조인데” “주식도 미제가 답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개미국민을 위해서는 민주화가 많이 되어야 한다. 공매도 제도부터 개선해라” “단타도 중요하겠지만 시장 흐리는 단타는 잡아내자. 투자가 아닌 투기꾼은 찾아냅시다” “6월에 또 (지방)선거 있다는데 테마주 기승 부리겠네”.

지난해 348개 국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2조16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1%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348개 국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2조16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1% 증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융감독원이 이날 내놓은 <2021년 중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의 순이익은 2조1643억원이었습니다. 1년 전(1조2951억원)보다 67.1% 증가했습니다. 이들이 굴리는 운용자산도 1322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이상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모두 348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310개사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산업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라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운용사별 재무 및 손익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 및 잠재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누리꾼들의 불만처럼 건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손볼 곳들이 많습니다.

“개미 등쳐먹은 돈” “특 수수료에 비해 운영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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