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윈윈하는’ 주식관련사채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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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윈윈하는’ 주식관련사채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4.08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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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주식관련사채는 주가가 떨어져도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권리행사를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주식관련사채는 주가가 떨어져도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권리행사를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두 달도 되지 않아 35년 치 이자를 벌었다.”

2020년 6월 17일, 일반 공모가 마감되자 청약경쟁률이 48대 1을 기록합니다. ‘현대로템 30회 전환사채(CB)’ 이야기입니다. 발행가격 1만원이던 해당 CB는 팔거나 주식으로 바꿀 권리행사 시점이 되자 1만3500원까지 오릅니다. 당시 정기예금 이자가 1%대였으니 놀랄 만한 수익률입니다. CB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와 함께 주식관련사채의 하나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을 반영하듯 올해 들어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1조원을 밑돌았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최근 주식시장을 반영하듯 올해 들어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1조원을 밑돌았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권리행사’. 옵션을 사들인 자가 약속으로 정한 가격(Exercise or Strike Price)에 해당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권리행사와 동시에 해당 기초자산을 갖거나 팔 수 있습니다. 올해 들어 주식관련사채의 권리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보다 권리행사 건수는 소폭 늘었으나, 권리행사 금액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건수는 1375건으로 직전분기(1366건)보다 0.66% 증가했습니다. 다만, 권리행사금액은 9126억원으로 같은 기간 28.95%(3719억원) 감소했습니다. 종류별로 CB는 1분기 699건으로 직전분기(905건)보다 22.76% 감소했고, EB는 72건으로 직전분기(39건) 대비 84.62% 늘었습니다.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감소 추세인 가운데,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나홀로 증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감소 추세인 가운데,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나홀로 증가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또 BW는 604건으로 직전분기(422건)보다 43.13%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이들 주식관련사채의 권리행사 금액을 보면, CB는 5062억원으로 직전분기(1조1378억원) 대비 55.51% 줄었습니다. EB도 370억원으로 직전분기(526억원)보다 29.66% 감소했습니다. 반면 BW는 3694억원으로 직전분기(941억원)보다 292.56% 급증했습니다.

이들 주식관련사채는 발행사의 주식 또는 발행사가 담보한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 또는 교환이 가능한 채권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대상 주식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채권 보유를 통해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 주가가 오르면 권리행사를 통해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모두 채권이지만 원한다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입니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CB는 회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BW는 새로운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는 채권입니다. EB는 채권을 주식으로 교환할 권리가 있는 채권입니다. 특히 CB나 BW와 달리 이미 발행된 주식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권리행사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분기 주식관련사채 행사금액 상위종목은 ▲두산중공업 1회 신주인수권증권(WR) 2932억 ▲일동제약 1회 CB 600억 ▲롯데관광개발 7-2회 CB 311억 ▲엘앤에프 4회 BW 300억 ▲카카오게임즈 1회 CB 271억 ▲제이콘텐트리 16회 CB 238억 ▲삼부토건 70회 CB 236억 ▲동아지질 6회 CB 200억 ▲동아지질 5회 BW 200억 ▲롯데관광개발 7-1회 CB 106억원 등입니다.

2988.77로 임인년을 열었던 코스피지수가 8일 장 마감 전 2700을 밑돌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러한 주식시장 상황과 관련이 크다. /자료=한국거래소
2988.77로 임인년을 열었던 코스피지수가 8일 장 마감 전 2700을 밑돌고 있다. 올해 들어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이러한 주식시장 상황과 관련이 크다. /자료=한국거래소

이처럼 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주식시장 상황과 관련이 큽니다. 지난해 1분기 1754건을 기록한 권리행사는 2, 3분기 각각 1906, 2040건으로 치솟더니 지난 4분기 1366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 2, 4분기 1조원을 넘던 권리행사 금액도 올해 1분기 9000억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임인년 첫 거래일 2988.77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겨우 2700선을 턱걸이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져도 이자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관련사채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물론 하락장에 베팅하는 상품도 있지만, 이왕이면 주가가 올라 모두가 윈윈하길 바라봅니다. 지금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가 너무 많이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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