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유가증권시장과 해외 주요시장 투자지표 비교>를 내놨다. 우리나라는 코스피200 기준, 해외 주요시장은 MSCI 국가지수를 기준으로 했다.
PER는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순이익/총 발행주식 수)으로 나눈 값이며, PBR는 주당 시장가격을 주당 장부가치로 나눈 값이다. PER는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PBR는 주가와 장부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율이다. 두 지표는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지 혹은 앞으로 주가가 충분히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 검토하는 지표들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과 현재의 주가 수준을 비교한 코스피 PER는 전년 26.0에서 11.1로 크게 하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순이익이 127.8% 증가한 반면, 시가총액은 2.7% 감소한 영향이다”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증권(3.4), 은행(5.0), 철강(5.1), 보험(6.4)의 PER는 낮았지만, 헬스케어(54.8), 유틸리티(36.3)는 높았다.
시총 상위 50종목 가운데 높은 PER를 기록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142.5), 에코프로비엠(105.0), LG에너지솔루션(103.1) 등이다. 반면 HMM(2.1), POSCO홀딩스(3.4), 기업은행(3.9) 등은 PER가 낮았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자산과 현재의 주가 수준을 비교한 코스피 PBR는 2020년 1.3에서 지난해 1.1로 하락했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1885조원으로 1년 새 14.2% 증가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은행(0.5), 보험(0.5), 증권(0.6), 유틸리티(0.6)는 낮은 PBR를, 헬스케어(4.2), 미디어&엔터테인먼트(2.5)는 높은 PBR를 보였다.
시총 상위 50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20.3), 삼성바이오로직스(11.2), LG에너지솔루션(10.3)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PBR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전력(0.2), 삼성생명(0.3), 기업은행(0.3) 등은 순자산 대비 주가가 낮았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금을 현재의 주가로 나눈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전년 수준인 1.8%를 기록했다. 2020년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영향으로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배당총액(37조5000억원)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주가 약세로 배당수익률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증권(6.4%), 은행(5.1%), 보험(3.4%), 방송통신(3.2%) 업종은 배당수익률이 높았으며, 헬스케어(0.3%), 미디어&엔터테인먼트(0.5%)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SK텔레콤(11.7%), 기업은행(6.9%), 하나금융지주(6.7%), 우리금융지주(6.0%), 삼성화재(5.8%), KT&G(5.8%), POSCO홀딩스(5.8%) 등이다.
이번 코스피 주요 투자지표는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할 때 뚜렷하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PER는 21.8배, 영국과 프랑스는 각각 15.5와 15.8배이며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분류상 선진국인 23개 국가 평균 PER도 18.4배로 코스피 PER를 크게 웃돌았다.
또 MSCI상 신흥국인 대만(12.9배), 인도(24.5배), 태국(21.3배)의 PER도 코스피보다 높았다. 중국도 11.9배였다. 브라질(6.9배) 정도만 코스피보다 낮은 PER를 보였다. 이 같은 차이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긴축 기조 등으로 주가가 고점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