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대폭락 전에는 반드시 ‘급등’한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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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대폭락 전에는 반드시 ‘급등’한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04.2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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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 금요일(22일) 한국거래소와 하루 시차를 가진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2.8% 하락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8, 2.6% 떨어져 기록적인 폭락을 했다. 지난주 초반 기업실적 시즌 기대감으로 긍정적 분위기였던 뉴욕시장은 폭락 후 잔뜩 긴장 상태다.

금요일 폭락으로 연초부터 지난주까지 세계지수 MSCI AC World와 뉴욕증시 S&P500은 각각 8.8, 10.4%나 하락하며 조정장에 들었거나 근접했고, 글로벌 빅테크와 IT가 포진한 나스닥은 마이너스 18%를 기록하며 조정장을 넘어 하락장(베어마켓)에 다가섰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 이상 뉴욕증시를 지배한 ‘저가 매수’(buy the deep), ‘묻지 마 매수’(fear of missing out)의 신화가 깨질 것인지 주목된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폭락의 저점부터 지난해 말까지 113% 상승했던 S&P500이 올해 들어서 침체에 빠진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지난해 말까지 세계는 경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으나,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한 천문학적 규모의 재정·통화 정책과 초저금리, 경제가 회복할 거라는 기대로 뉴욕 금융시장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말 가장 심각한 문제였던 세계 산업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이 올해는 서서히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세계 경제 전망은 긍정적이었다. 다만, 금융시장의 단기 급등에 의한 고평가 논란만이 회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2월에 접어들어 러시아의 선전포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발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의 강력한 경제·금융제재 속에 에너지와 식량, 원자재 공급난이 발생했다. 코로나에 따른 재해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정학적 재해의 피해가 세계 경제에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발표된 3월 경제지표에서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1980년 초반 이후 최고 수준까지 악화했다. 여기에 세계 두 번째 경제인 중국은 코로나 제로 방역 정책을 고집하고 도시 봉쇄를 계속하면서, 이에 따른 후유증을 세계 경제로 확산시킬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주말 뉴욕시장의 폭락은 2월 이후 경기 악화 전망을 확인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내러티브(narrative)가 쌓였기 때문이다. ‘내러티브’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가 주장하는 개념으로 시장 변동의 발생 원인이며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스토리다.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BOA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악화 중(inflation shock worsening)이고, 금리 충격이 막 시작(rate shock just beginning)했으며,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recession shock coming)고 전망했다. 또 지난주 JP모건은 1분기 기업이익이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CEO 제이미 다이먼은 폭풍우 구름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storm cloud on the horizon)며, 세계 경제의 심각한 위험 상황을 경고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은행이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가운데, 지난주 IMF는 러시아 침공 사태로 세계 경제가 올해 0.8% 하락한다고 전망을 수정했다. 또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주 공개석상에서 인플레이션 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absolutely essential), 5월 통화 정책회의에서 0.5%p라는 큰 폭의 정책 금리 인상이 논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IMF의 금융·자본시장 담당 이사는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 정책이 세계 경제의 중요한 위험이며 주식은 물론 회사채, 국채시장까지 매각이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지난주는 금융시장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내러티브가 차고 넘치는 한 주였으며, 누적된 부정적 에너지가 주말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경제와 금융시장의 경기 침체 신호 때문에 대부분 전문가가 위험 자산시장의 버블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가운데, 이와는 반대되는 역발상 주장이 CNN에 등장해 관심을 끈다. 뉴욕시장이 폭락하던 22일, CNN은 금융시장의 급등을 주의하라는 미국 투자자문사 인베스터플레이스(InvestorPlace)의 시장분석 기사를 실었다. 분석에 따르면 금융시장은 과거 급락하기 직전에 ‘급등’(melt-up) 현상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1928년 대공황 직전 1년간 다우지수는 약 90% 상승했고, 2000년 3월 닷컴 버블 폭락 직전 18개월 동안 나스닥은 200% 폭등했다. 지난 2년간으로 보면 S&P500은 코로나 충격에도 75% 상승했다. 지난 5년 동안 S&P500은 90%, 나스닥은 140%를 기록했으나 이것이 과거의 버블 붕괴 직전 급등과 유사한 현상인지, 언제 급등이 하락으로 전환할지는 알 수 없다.

인베스터플레이스에 따르면, 최근 증권회사 기업추천 보고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 증권사의 매수 보고서 비중은 2011년 9월 이후 최소 수준인 57%에 이른다. 이 수치는 악재를 무시하며 버블 심리가 정점에 달하고 있다는 에너지를 표현하는 지표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지난달 발생한 미국 국채시장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서도 ‘급등’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원래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후퇴가 닥치기 약 2년 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발상을 하면 앞으로 경기 침체 시점까지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인베스터플레이스는 그때까지 약 20% 정도 시장의 급상승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은 필자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다. 원래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의 관계는 과거 관찰에 의한 맹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자문사의 예측은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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