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가 고급 아파트? ‘안단테’까지 무너뜨린 GS건설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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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가 고급 아파트? ‘안단테’까지 무너뜨린 GS건설 [마포나루]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5.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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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공분양 검단신도시 ‘자이안단테’ 현장서 사고
‘서울역 센트럴자이’ 필로티 균열 한달만에 또 먹칠
부실 드러나면 LH 공공아파트 고급화 전략도 차질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상부 붕괴 현장.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안단테’ 아파트 지하주차장 상부 붕괴 현장.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29일 늦은 밤 인천 서구 원당동 LH 검단신도시 ‘자이안단테’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상부층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입주 전 아파트였고 밤 늦은 시간이라 공사 중인 인부가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해당 건설현장이 대형건설사인 GS건설이 책임시공을 맡은 ‘LH 공공분양’ 현장이라는 점에서 책임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월 하순경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필로티 기둥이 찌그러지고 뒤틀리는 사고가 발생해 가뜩이나 말이 많던 ‘자이’가 이번 붕괴사고로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달 29일 밤 11시30분경 인천 원당동 소재 검단신도시 AA13-2블록 LH 안단테 단지 지하주차장 구간 지붕층 일부가 깨지고 무너져 내렸다. 지하 1층 970㎡와 지하 2층 일부 구간이 붕괴된 것. 정확히는 콘크리트 타설 및 성토 등 주요 공정이 마무리된 지하주차장 구간의 지하1층 상부 슬래브(붕괴 면적 약 830m²) 와 지하2층 상부 슬래브(붕괴면적 약 140m²)가 무너져 내렸다.

붕괴된 슬래브는 2022년 7월에 타설, 시공됐으며 한달 전인 지난 3월에 토사 약 1m를 성토한 뒤 보도 설치용 콘크리트 타설, 어린이 놀이터 구간에 성토돼 있던 토사를 제거하고 EPS블록 설치와 성토를 실시한 곳이다.

사고가 발생한 건설 현장은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인천 검단신도시 LH 공공분양 ‘안단테 AA13-2블록(전용 74~84㎡ 지하2층~지상 25층 10개동 1600여가구)’으로 현재 약 67%의 공정률을 넘어선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성토한 토사의 무게와 보도용 콘크리트, EPS 블록 등의 무게와 공사시 충격이 원인이었는지, 시공상의 문제인지를 확인한 뒤 단순 무게와 충격 때문이라면 해당 부위만 보강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시공상의 문제가 밝혀진다면 지하주차장 보강공사를 하고 재시공하는 대공사로 이어져 입주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은 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책임시공, 상하건설㈜이 도급받아 공사를 한 곳이다. 시공상 원인 제공은 상하건설이 했지만 책임시공사인 GS건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해당 아파트는 LH가 고급화로 내세운 전략브랜드 ‘안단테’였으나 ‘자이’로 브랜드를 변경해 달라는 예비 입주자들의 반발에 ‘자이안단테’로 정해진 바 있다.

뒤틀리고 균열이 발생한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기둥.
뒤틀리고 균열이 발생한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기둥.

책임시공사인 GS건설은 얼마 전,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2017년 준공‧1341세대 규모) 외벽에 균열이 생기면서 부실 시공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를 포함해 중구청 및 시공사 합동 점검 결과, 구조 안전 관련 하중을 받는 기둥이 아닌 장식 기둥 상부 균열이었다는 점에서 안전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아파트 필로티 기둥이 찌그러진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아 붕괴 우려와 대피 여부를 놓고 입주민과 시민들은 불안감으로 애를 태우기도 했다.

GS건설이 책임시공한 아파트 건설현장의 잇따른 사고로 브랜드 ‘자이’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완공을 몇개월 앞둔 단지 내 지하 주차장이 붕괴했다는 사실에 예비 입주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LH가 공공분양 아파트에 적용하기 위해 브랜드 개발에만 5억원을 들여 2020년 야심차게 선보인 브랜드 ‘안단테’도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기존 임대 아파트 이미지와 차별화하기 위해 단지 고급화에도 신경써 사업 전 단계에 걸친 ‘품질·하자 시스템’도 운영 중이라던 구호가 무색해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 ‘안단테’ 브랜드로 분양을 마친 단지는 20여곳 1만7300여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광주에서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의 충격에 이어 잇따르는 사고로 ‘무량판 구조’에 대한 안전성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공 편의성과 설계의 용이함으로 개발, 사용되는 무량판 구조가 장점도 많지만 시공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무너진 광주 화정 아이파크도 무량판 구조로 시공하는 과정에서의 관리 부실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지하주차장에서만 발생하고 그 위에 아파트가 없는 위치여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하주차장은 상부의 벽식구조에서 기둥식 구조로 변경되는 위치인데 굳이 무량판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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