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빠진’ 검단 자이안단테 붕괴사고, ‘정신 빠진’ 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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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빠진’ 검단 자이안단테 붕괴사고, ‘정신 빠진’ GS건설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7.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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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조사 결과 “ 총체적 부실 따른 인재”
부실 설계에 철근 추가 누락, 감리까지 허술
GS건설에 대한 처분 내달 중순께 발표 예정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현장. /사진=국토교통부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 현장. /사진=국토교통부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안단테 아파트 주차장 붕괴는 설계 단계부터 감리·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에 따른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전단보강근(철근)을 빠뜨린 상황에서 이를 발견하고 지적해야 할 감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부실한 설계마저도 제대로 시공하지 않고 철근을 추가로 누락했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공사는 첫 단계인 설계부터 잘못돼 있었다. 구조 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전단보강근(철근)이 필요한데, 절반에 가까운 기둥 15개에 이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다.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LH가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검단신도시의 AA13-2블록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난 4월 29일 지하 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직후 현장을 점검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5월부터 이달 1일까지 사고조사를 진행해왔다.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호서대교수)은 “사고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은 전단보강근 누락”이라며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저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부가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해 붕괴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설계 과정에서 필요한 철근이 누락된 데다, 시공 과정에서는 철근이 추가로 빠졌다.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이다.

사고조사위원회가 밝힌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과정. /자료=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가 밝힌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과정. /자료=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가 기둥 32곳 중 붕괴해 확인이 불가능한 곳을 제외하고 8곳을 조사한 결과 4곳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빠졌다.

여기에 사고 부위의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시험을 한 결과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지하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이 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게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사고조사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의 심의 절차를 강화하고, 현장 콘크리트 양생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확인점검·특별점검 결과에 따라 지하주차장 외 아파트단지 전면 재시공 여부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던 것 아니냐”라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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