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이자 장사 모자라서? 은행의 ‘안전빵 돈놀이’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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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이자 장사 모자라서? 은행의 ‘안전빵 돈놀이’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10.2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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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3분기 이익의 85%가 ‘이자’… 4분기 신용위험 커진 기업대출 문턱은 높일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예대금리차에 대한 시선도 따갑다.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최대 실적을 기록하자, 예대금리차에 대한 시선도 따갑다. /자료=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은행직원들 돈 잔치하는 것이 서민들 눈물이다. 국민이 살 수 있는 정책이 아쉽다.”

지난 2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예대금리차’가 공시되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4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우리은행(1.67%포인트) ▲신한은행(1.54%포인트) ▲KB국민은행(1.20%포인트) ▲하나은행(1.18%포인트) 순으로 컸습니다. 이 수치만큼 ‘이자 장사’로 돈을 더 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3분기 누적) 우리나라 4대 금융그룹이 모두 13조854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사진=각 은행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3분기 누적) 우리나라 4대 금융그룹이 모두 13조854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사진=각 은행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3분기 누적) 우리나라 4대 금융그룹이 모두 13조854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1조6430억원) 불어난 것입니다. 특히 4대 금융그룹의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 이익은 모두 41조1561억원으로, 사상 처음 4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금융그룹별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4조3154억원) ▲KB금융(4조279억원) ▲하나금융(2조8494억원) ▲우리금융(2조6617억원) 순이었습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까지 KB금융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것입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4438억원)을 빼면, KB금융 순이익이 신한보다 4333억원 많습니다.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이자 이익은 10조1534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84.6%에 달했다. /출처=오기형 의원실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이자 이익은 10조1534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84.6%에 달했다. /출처=오기형 의원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이익 가운데 이자 이익은 10조1534억원입니다. 2분기보다 4255억원 늘어난 것으로 3분기 전체 이익의 84.6%에 달했습니다. 오 의원은 이에 대해 “국내 금융사들이 수익 다변화는 외면한 채 이자 이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은행의 역대급 이자 이익 소식에 누리꾼들은 결국 대출 부실이라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 돈놀이 보완책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은행의 역대급 이자 이익 소식에 누리꾼들은 결국 대출 부실이라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 돈놀이 보완책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사실상 불로소득이라며 대출자에게 일부를 환원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대출 부실이라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 돈놀이 보완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이익은 백퍼 환수하더니. 은행들 불로소득인 이자소득은 왜? 환수 안 하나. XX 이게 공정인가?” “금융기관의 이자 소득분은 불로소득이므로 반드시 대출자에게 적절하게 되돌려주는 입법(을) 해야 합니다” “그걸 예금한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 거 같진 않고? 빌려 간 이들에게 높아진 이자 받았으면, 빌려줄 수 있게 예금해준 고객들에게 돌려줘야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해서 돈 버는 X은 금융기관뿐. 물가를 금리로 잡을 생각 말고 공급대책을 고민해라”.

“모두 다 어려울 때 혼자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였다가 결국 대출 부실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금융기관의 악질적 운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금 전 국민이 고통을 받고 낭떠러지에 몰려있는데 금융기관이 본인들을 먹여 살린 부모를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 떨어트리고 있다” “은행들이 변동금리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정부에서는 기준금리 대비 대출금리가 일정하게 움직이도록 입법화하거나 규칙을 만들어라. 국민은 금리로 죽어가고 은행들은 배 터지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4분기에 신용위험이 증가한 기업대출 문턱은 높이고, 경쟁이 치열해진 가계대출 문턱은 낮출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은행
국내 은행들이 4분기에 신용위험이 증가한 기업대출 문턱은 높이고, 경쟁이 치열해진 가계대출 문턱은 낮출 것으로 보인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은행들이 신용위험이 증가한 기업대출 문턱은 높이고, 경쟁이 치열해진 가계대출 문턱은 낮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4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13’으로 석 달 사이에 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태도 완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대출을 늘리겠다는 뜻입니다.

4분기 가계 주택대출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17로, 전분기보다 9포인트 올랐습니다.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 지수도 19로, 같은 기간 1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마이너스 3으로 3포인트 올랐지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전분기와 같은 마이너스 3으로 집계됐습니다. 철저하게 안전한 이익만을 좇는 우리나라 은행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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