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CC 용도변경, “특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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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CC 용도변경, “특혜” 반발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0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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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자연녹지를 5단계 상향해 일반거주지역으로 용도변경 추진
주민들 “과잉 특혜… 개발이익으로 수 천 억원 얻으려는 것” 비판
나주 혁신도시 내 한전공대 부지. /사진=부영CC
나주 혁신도시 내 한전공대 부지. /사진=부영CC

부영그룹이 광주전남혁신도시 골프장 땅 일부를 한국에너지공대에 기부하고 남은 땅에 5000여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아파트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선 자연녹지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필요한데, 이는 한 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또 골프장을 무상으로 기부하는 대신 남은 땅에 대규모 아파트를 지어 개발이익으로 환수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다.

9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학교법인 한전공대에 부영CC 전체 부지(75만3586㎡)의 53%에 해당하는 40만㎡를 캠퍼스 부지로 무상 기부키로 했다.

다만 남은 부지 35만3586㎡에는 아파트 5300여 가구를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에는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도시계획도로, 단지 내 도로 등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관할 지자체인 나주시를 상대로 용도지구와 지구단위계획 조정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협의 중이다.

체육시설 부지인 골프장을 주거용지로 용도지구를 변경하고,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을 높이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주 목적이다.

문제는 자연녹지를 일반거주가 가능한 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해야 하는데서 발생했다. 자연녹지를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5단계를 상향하는 용도변경을 신청한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부영그룹은 8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나 비난만 받아야 했다.

시민단체들은 “용도지역을 한꺼번에 5단계나 상승시키는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건설사를 위한 과잉 특혜”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자료가 첨부가 됐는지 제대로 갖춰졌는지 다 보고돼야 하는데 이 조사서 가지고는 신뢰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종렬 부영골프장 용도지역변경 반대 시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 설명회를 안하는게 낫다. 다음에 제대로 보고서를 작성을 해서 하라”고 지적했다. 또 “너무나 도식적이고 요식적이고 거의 짜깁기 수준에 불과할 정도여서, 이런 주민 설명회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이건 하나마나한 설명회”라고 질타했다.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골프장 절반을 내준 대신 반대급부로 개발이익으로 수천억원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왔다.

부영골프장 용도지역변경 반대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부영CC 잔여지 용도변경과 그에 따른 아파트 건설로 부영주택 측이 얻게될 이익은 최소 5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면서 “나주시와 전남도는 ‘대학부지를 기부했으니 이 정도 편의는 제공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시민사회가 이해할만한 공공기여 방안을 찾기 전에는 용도변경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나주시는 이번 설명회는 의견수렴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임은숙 나주시 도시과장은 “저희가 이대로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오늘 주민설명회를 듣고 이후에 공청회를 해서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을 담아서 할 에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 혁신도시 부영CC의 아파트 건립 사업은 이번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주민공람과 관계기관 협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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