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보석’ 부영 이중근도… 원칙 깬 '묻지마 가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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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보석’ 부영 이중근도… 원칙 깬 '묻지마 가석방'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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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도 없이 가석방 명단에 포함…부영 “회장 개인에게 통보한 듯”
누리꾼 “이런 악질 기업가를 석방하다니” “슬쩍 끼워넣기” 등 비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가석방 이유도 없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거세다./사진=부영그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가석방 이유도 없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거세다./사진=부영그룹

‘황제 보석’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도 광복절 가석방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셉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는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이 있지만 이중근 회장은 어떤 이유로 가석방되는지 알려지지 않으면서 비난이 들끓고 있는 것입니다.

11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의결한 가석방 명단 810명에 이중근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지만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 발표에서는 이중근 회장 이름이 누락됐으며, 박범계 장관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포함됐다”고만 했을 뿐입니다.

법무부 측은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여부 공개에 동의했지만 이중근 회장이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중근 회장은 대주주일 뿐 회사에서 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회사에 통보를 하지 않았다”면서 “아마 개인(이중근 회장)에게 (가석방) 통보를 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 총수로는 첫 번째 구속된 인사인데요. 특히 '황제 보석'으로 비난을 샀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중근 회장은 2018년 2월 22일 임대주택 분양가를 부풀려 1조원 가량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그해 7월 2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습니다. 구속된 지 161일 만에 이른바 ‘병 보석’으로 풀려난 것입니다. 척추 질환 악화 등 건강상 이유라고 합니다.

이후 이 회장은 2018년 11월 1심에서 4300억원대의 배임·횡령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이라는 중형을 선고 받았으나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고 병보석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당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죠.

문제는 병원과 법원 외에는 외출이 금지된 병보석이 아니라 3일 이상 여행이 가능한 일반보석을 허가받아 ‘황제 보석’ 논란이 일었던 것입니다.

논란을 키운건 보석 후 이중근 회장의 행보였는데요. 병 보석 중인 2018년 대한노인회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어버이날’을 맞아 찾아온 정치권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지속했던 것입니다.

결국 지난해 1월 22일 2심에서 1심의 절반인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의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 수감됐습니다.

재구속되자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3월 2일 대법원에 또 다시 보석청구와 함께 구속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합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석방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전달 19일 석방되자 변호인단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진 것입니다.

결국 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6월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140일 만에 잠시 풀려나기도 했지만 지난해 8월 징역 2년 6월을 선고 받고 다시 구속됐습니다.

이 회장이 이번 가석방 명단에 포함된 것은 고령인 데다 형기의 80% 이상을 채워 법무부의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중근 회장의 가석방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이 거셉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의 경우 사면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깼기 때문입니다.

사면이 아닌 가석방 형태를 취했지만 ‘중대 부패범죄 사범’을 풀어준 것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 “가진 자들의 세상” “어영부영 다 나오네” “이 양반은 진짜 안된다. 사기꾼 부영 이름도 없는 회사 뒤에서 누가 밀어준거여” “이런 악질적인 기업가를 석방하다니 문재인 정권도 이전 수구 독재 정권과 다를게 없다”

박범계 장관이 “이재용 부회장 만을 위한 가석방이 아니다”라는 발언에 이중근 회장을 끼워넣기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부영 이중근도 풀어준 건데 세상이 몰라줄까봐 억울했나 봐” “슬쩍 끼워넣기 원칙은 무슨...무원칙이 원칙이지” “이재용 가석방하니 원칙 어디갔냐고 하다가 그마저 욕먹으니 딴사람 끌고 들어가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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