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한전공대 불똥’ 부영그룹, 특혜의혹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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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한전공대 불똥’ 부영그룹, 특혜의혹 진실은?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5.2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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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전 출연금 삭감 추진에 대학 정상운영 차질
부지 기부한 부영, 잔여지 아파트 건립계획 타격 전망
감사원·산업부 대학 부지 선정과정 의혹 등 고강도 감사
부영측 용도변경 신청과정 특혜·이면 계약 논란도 재조명
지난해 3월 MBC가 한전공대 부지에 얽힌 의혹들을 집중 조명해 방영했다. 한전공대는 본부동 한 동만 완공한 채 개교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사진=MBC 캡처
지난해 3월 MBC가 한전공대 부지에 얽힌 의혹들을 집중 조명해 방영했다. 한전공대는 본부동 한 동만 완공한 채 개교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사진=MBC 캡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KENTECH)가 개교 1년 만에 폐교 위기에 몰리면서 대학 부지를 기증하고 잔여지에 아파트 5000여 세대 신축을 추진하던 부영그룹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공대는 최근 감사원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잇따른 표적감사에 이어 정부가 한국전력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출연금을 재검토,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회에서도 이를 둘러싸고 여야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한전공대는 문재인정부 국정사업으로 추진돼 지난해 3월 전라남도 나주시에 산업자원통상부 산하 에너지 특성화 공과대학교로 개교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한전공대 설립 이전부터 불거졌던 부지 선정 과정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고강도 감사가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본감사를 통해 한전공대 설립 부지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 부영골프장이 선정된 것에 대한 적법성 여부와, 부지를 기부한 부영주택이 잔여지에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해 주겠다는 사전 약속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조건부 특혜 제공 의혹 등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산업부도 지난해 9월 한전 감사실과 한전공대 지원단이 실시한 업무 진단 컨설팅에서 정부 지원금을 무단 전용한 의혹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어 6월 초에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한전의 적자 대책으로 한전공대에 대한 출연금을 전면 재검토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전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724억원을 한전공대에 출연했고, 올해도 1588억원을 내야 한다. 대학 건물 완공 등을 위해 2025년까지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전 출연금이 깎일 경우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불가능해 자칫 폐교 수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사회 시민단체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9년 8월 부영그룹과 전남도 관계자 등이 한전공대 설립 부지 기부약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2019년 8월 부영그룹과 전남도 관계자 등이 한전공대 설립 부지 기부약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정부의 감사 결과 대학 부지 선정과정 특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부영그룹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부영그룹이 2011년 전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451억원에 분양받아 골프장을 조성했던 곳이다. 부영그룹은 전체 부지 75만여㎡의 53%에 해당하는 40만㎡를 한전공대 부지로 무상 기부하고 잔여지는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28층 아파트 5328가구를 짓게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부영이 제안한 용적률은 179.94%, 28층으로 이는 기존의 나주 혁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 용적률 175% 이내 25층과 차이가 컸다. 용적률을 5%포인트 높이지 않으면 인기 있는 32평형 규모로 5000여 세대를 지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당시 이면합의서 의혹과 함께 용도변경을 통해 아파트를 신축할 경우 주변 땅값이 최대 7배 가량 올라 부영이 부지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고도 개발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돼 특혜 논란이 거셌다. 지역 주민들이 기부 협약서를 공개해 이면거래 의혹을 해소하라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전라남도와 나주시가 공개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MBC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165회를 통해 ‘한전공대 부지의 비밀, 부영그룹 아파트 개발 특혜 협약서 공개 불가’라는 타이틀로 이같은 의혹을 방영한 바 있다.

지난해 달랑 본관 4층 건물 한 동만 완성된 상태로 개교한 한전공대가 정상 운영이 어려워져 결국 폐교까지 이어진다면 아파트를 지으려던 부영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무상 기부를 내세우고 뒤로는 막대한 이익을 추구했다"는 비난과 함께 대학가 주변 활성화로 상당한 수익을 기대했지만 폐교나 축소 운영으로 주변 분위기가 다운되면 분양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4일 국회 상임위 답변에서 “현재 한전 재무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자구노력 차원에서 전반적인 투자를 효율화해야 한다”며 출연금 축소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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