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영 이중근 앞에서 ‘부동산·골프장’ 자랑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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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영 이중근 앞에서 ‘부동산·골프장’ 자랑하지 마라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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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화재·하나은행 등 서울 도심 2조원대 포함, 3조4000억원 어치 사들여
무주덕유산리조트 등 국내외 6개 휴양업체 보유… 토지·건물·골프장 등 1조원대
이중근, 문재인정부 첫 구속 총수 불명예… ‘황제보석’ 논란 속 재구속돼 수감
오투리조트 /사진=부영그룹
오투리조트 /사진=부영그룹

횡령 혐의로 구속 중에 ‘황제보석’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재구속되면서 다시금 재계에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특히 이 와중에 이중근 회장이 거액의 부동산과 골프장 등 휴양지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이중근 회장이 소유한 부동산과 골프장이 얼마나 되기에 이런 소문이 돌까요? 이같은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부영이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사옥과 을지로의 삼성화재 사옥을 사들이면서 부터였죠. 이 두 건물의 매매계약은 무려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해 인천 송도의 포스코건설 사옥(3000억원), 그리고 2017년에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9000억원) 등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부영이 사들인 부동산은 서울 도심 2조원대 포함 3조4000억원어치나 됩니다.

◆지주사 부영 전체 매출액의 10%가 부동산·휴양지 수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주사인 부영의 골프장 및 리조트, 그리고 호텔 수익이 무려 1000억원에 육박하더군요. 여기에 임대수익(623억원)까지 더하면 부동산과 휴양지 사업으로만 전체 매출액(1조5626억원)의 10%나 됩니다. 토목과 건축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죠.

부영의 11개 종속기업 중에 골프장 등 종합레저사업을 영위하는 종합휴양업이 5개(무주덕유산리조트, 오투리조트, 천원종합개발, 더클래식CC, 그리고 라오스에 있는 부영 라오)가 있습니다. 여기에 남광건설사업이 지분 100%를 소유한 부영CC 등 부영그룹에서 이중근 회장이 직접 지배하는 종합휴양업체가 6개 있더군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2018년 기준입니다.

무주덕유산리조트(부영주택이 74.95% 지분 소유)가 가지고 있는 토지는 장부가액으로 2491억원, 건물 1764억원 등 4255억원에 이릅니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리조트 운영 등으로 47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투리조트(부영주택이 100% 지분 소유)가 소유한 토지는 428억원, 건물은 517억원 등 945억원어치이며, 골프장 용지는 공시지가가 1420억원(476만㎡)이나 됩니다. 골프장·콘도·스키장 등을 통한 오투리조트 매출액은 86억원입니다.

천원종합개발(부영주택이 99.55% 지분 소유)은 토지 665억원, 건물 160억원, 그리고 골프장 용지로 공시지가 640억원(106만㎡) 상당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원종합개발이 골프장 수입 등으로 거둬들이는 매출액은 99억원입니다.

더클래식CC(부영주택이 99.08% 지분 소유)가 보유 중인 토지는 73억원, 건물은 42억원, 그리고 골프장 용지로 368억원(77만㎡)어치입니다. 더클래식CC가 골프장을 통해 거둬들이는 매출은 28억원입니다.

부영CC(남광건설산업이 100% 지분 소유)는 토지 830억원, 건물 130억원, 골프코스 398억원 어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영CC는 골프장 등을 통해 44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라오스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부영 라오는 골프장 운영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부영 라오를 제외한 5개 휴양업체가 소유한 토지 4487억원, 건물 2613억원 상당에 골프장과 콘도 등을 더하면 무려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부자라는 소문이 틀리진 않네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병 보석’ 특혜 논란 중 정치권 인사들과 회담… ‘황제보석’ 논란

한편 문재인정부 들어 대기업 총수로는 첫 구속 스타트를 끊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황제보석’ 논란으로 풀려났으나 결국 다시 구속됐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그 내막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중근 회장은 2004년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이후 2018년 2월 7일 새벽에 또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22일 구속됩니다. 이유는 임대주택 분양가를 부풀려 1조원 가량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입니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이중근 회장은 20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됩니다. 단 ▲이 회장의 거주지를 한남동 자택으로 제한하고 ▲지정된 병원과 법원 출석 외에는 외출을 금지한다는 조건을 답니다. 구속된 지 161일 만에 이른바 ‘병 보석’으로 풀려난 겁니다.

병 보석 중에 이중근 회장은 1심에서 ‘4300억원대의 배임·횡령을 저질러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 받습니다. 검찰의 징역 12년에 벌금 73억원의 구형에 비하면 훨씬 낮은 판결이죠. 그런데 법정 구속은 하지 않고 병 보석 상태를 유지합니다.

게다가 재판부는 병원과 법원 외에는 외출 불가한 당초 조건을 ‘3일 이상 여행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일반적인 보석으로 완화해 주기까지 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하죠. 법조계에서는 “실형 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에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인 특혜”라고 비판을 쏟아냅니다.

여기에 더해 이중근 회장이 병 보석 중인 2018년 대한노인회 회장직을 겸임하면서 ‘어버이날’을 맞아 찾아온 정치권 인사들과 회담을 가지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지속해 ‘황제보석’ 논란이 거세게 일어납니다.

결국 올해 1월 22일 2심에서 1심의 절반인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억원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구속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 회장 측과 검찰이 각각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결국 대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특히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12개 혐의 중 아들이 운영하던 영화 제작업체 부영엔터테인먼트에 회삿돈 45억원을 대여해준 혐의를 1심과 달리 유죄로 판결, 부영 일가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합니다.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감독).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감독).

◆막내아들 사랑 넘쳤나?… 부영엔터에 회삿돈 제공 ‘무죄→유죄’

이중근 회장은 부인 나길순 우정학원 이사장과 사이에 3남 1녀(성훈, 성욱, 성한, 서정)를 두고 있습니다.

장남 성훈씨는 지주사인 부영 부사장을, 차남 성욱씨는 부영주택 겸 천원종합개발 대표, 딸 서정씨는 부영주택 상무 겸 동광주택산업 이사를 맡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삼남 성한씨는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으며 다른 남매들과 달리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이 회장의 부인 나길순 우정학원 이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로, 유일하게 이 회장의 직·간접 지배에서 벗어나 있기도 합니다.

실적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마지막으로 공시한 2012년에는 3억원의 영업손실과 4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더군요. 그래서 이 회장은 막내아들이 안타까웠는지 회삿돈 45억원을 대여해줬나 봅니다.

부영그룹은 24개 국내 계열사 중 부영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한 23개 모든 계열사를 직·간접 지배하는 이중근 회장의 독보적인 1인 체제입니다. 자녀들의 지분 또한 미미한 수준입니다. 장남 이성훈 부사장은 부영 지분 1.64%, 광영토건 8.33%, 동광주택산업 0.87%를 가지고 있고, 세 명의 동생은 동광주택산업 지분을 각각 0.87% 소유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중근 회장이 지주사인 부영(93.79%)을 통해 주력사인 부영주택(100%)→자회사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1인 지배 구조인 것입니다.

부영그룹은 자산총액 2조8000억원으로 재계 16위, 시공능력평가 15위이며, 24개의 국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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