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컵이 떡볶이?… ‘여혐’ 딱 걸린 텀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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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컵이 떡볶이?… ‘여혐’ 딱 걸린 텀블벅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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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초 커뮤니티서 월경 기간에 하는 성관계 연상시키는 은어로 사용”
탈퇴 움직임에 2차 사과문…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교육 실시할 것”
텀블벅이 프로젝트 제목에 여성혐오를 뜻하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텀블벅 트위터
텀블벅이 프로젝트 제목에 여성혐오를 뜻하는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텀블벅 트위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이 월경컵 제품 판매 게시물 제목에 월경을 비하하는 여성혐오 은어인 ‘떡복이’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텀블벅 측은 2차례에 걸쳐 사과를 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일 텀블벅 사이트에 월경컵을 판매하는 내부 테스트용 프로젝트가 노출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프로젝트 제목이 ‘[test] JMT 떡볶이’로 설정돼 있었다. 떡볶이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성혐오적인 맥락에서 여성의 월경 기간에 하는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은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떡볶이 앞에 붙은 JMT는 ‘아주 맛있다’는 뜻의 속어로 사용된다고 누리꾼들은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떡볶이라는 단어는 월경 도중 성관계를 뜻하는 명백한 여성 혐오 조장 단어”라며 분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텀블벅은 6일 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텀블벅 측은 “이용자 제보를 통해 이를 발견한 뒤 프로젝트를 즉각 삭제하고, 창작자인 더브랜드한나께 연락을 취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맥락상 폭력적인 표현으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텀블벅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일에 대한 후속조치로써 내부 테스트 절차를 강화해 프로젝트의 실제 테스트를 복사해서 테스트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내부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텀블벅 사과문./사진=텀블벅 트위터
텀블벅 사과문./사진=텀블벅 트위터

이 같은 사과에도 누리꾼들은 해명이 석연치 않다며 탈퇴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여성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에 사용 방법 등을 모르는 남성이 담당자로 배정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해당 단어는 우연히 사용했다고 하기엔 의도가 뻔히 보인다” “생리컵에 떡볶이 어쩌구 한 XX 해고된거 확인되면 재가입 하려나...그런 일은 없겠지만”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텀블벅 측은 다음 날인 7일 2차 사과문을 올리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텀블벅 측은 “이번 테스트를 담당한 개발자가 남성이라거나 의도적으로 혐오표현을 사용한 것이라는 추측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사과문에서 담당자의 성별을 밝히지 않았던 이유는 비록 담당자가 여성이었고 해당 은어의 의미를 몰랐다 할지라도 제목과 내용의 결함으로 불쾌감을 드린 결과는 동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면서 “담당자 개인의 성별을 공개하며 변명하기 보다는 보내주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우선적으로 조직 전체와 프로세스의 문제를 돌아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은 여성 혐오적인 은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텀블벅 구성원들의 주의 부족과 혐오적 맥락이 커뮤니티에 노출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텀블벅 조직의 내부 프로세스로 인해 발생했다”며 다시 머리를 숙였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전 직원에 대해 텀블벅 운영원칙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것이며 그 결과를 공지를 통해 공유하겠다”면서 “이번 일로 큰 불쾌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마음깊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번 프로젝트 개발자는 경위서를 내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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