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7’ 얼마만큼 올랐을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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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7’ 얼마만큼 올랐을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4.03.12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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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황야의 7인'.
영화 '황야의 7인'.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놀랍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시가총액만 합산하더라도 2경870조원에 달한다. 올해 2월 말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42.6배에 달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놀랍다. 오픈 AI에 대규모로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세계 시총 1위에 올라선 이후로도 애플과의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주가가 실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엔비디아는 어느새 전 세계 시총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픽=오인경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를 바라보노라면 한국 증시는 언제쯤이나 지지부진한 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미국 증시는 소위 ‘매그니피센트7’(M7)이라 불리는 종목들이 증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비록 최근에 접어들면서 M7에서 테슬라를 빼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곤 하지만, 이들 M7 종목들의 욱일승천하는 듯한 기세는 실로 무서울 정도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픽=오인경

전 세계 기술 발전의 흐름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는 한국 증시를 지탱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2023년 이후로만 한정해서 살펴보더라도, 미국 증시 시가총액 톱10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놀랍다. 대략 14개월 동안에 100% 이상 상승한 기업이 절반에 이른다. 상당 기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애플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엔비디아와 메타(페이스북)의 주가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픽=오인경

최근에는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일본 증시와 유럽 증시까지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상승 흐름이 전개 중이다. 일본 증시는 도쿄일렉트론, 어드반테스트,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상사 등이 포함된 ‘사무라이7’이 주도 중이고, 유럽 증시를 대표하는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비만약 열풍’을 일으킨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11개 거대 기업이 주도하는 흐름이다. 유럽 증시 상승 흐름을 이끄는 종목들은 일명 그래놀라즈(Granolas)라 불리는데, 영국, 스위스, 덴마크, 프랑스 등의 유명 제약회사들과 식품회사,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등이 두루 포함되어 있다.

이들 선진 각국의 뜨거운 증시에 비한다면 한국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머무는 듯한 흐름에 가깝다. 2023년 이후 국내 증시 흐름을 주도해온 종목들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특정한 몇몇 테마주에 지나치게 쏠린 흔적이 역력하다. 2차전지, 로봇, AI, 초전도체 등등으로 투기성 자금들이 대거 몰려드는 바람에 빚어진 결과다. 그나마 최근 들어 이런 테마주 중심의 투기적인 주가 흐름이 다소나마 완화된 건 정부의 ‘기업 레벨 업 프로그램’ 추진과 맞물린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 매수 흐름 때문인 듯하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2023년 이후 한국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던 종목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한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2023년 이후 주가 등락률을 비교해 봄으로써 한국 증시의 현재 위치와 향후 전개될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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