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반대로’ 외국인, 함께 산 ‘세 종목’ 보니…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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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반대로’ 외국인, 함께 산 ‘세 종목’ 보니…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4.02.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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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어떤 종목을 사고팔까 (하)
2020년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SK하이닉스·하이브·삼성SDI’는 개인과 동조화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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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차례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개인투자자들은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국내 주식을 폭풍 매수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단연코 삼성전자였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최근 5년 동안에 개인들이 순매수한 금액만 53조원이 넘는다. 그밖에 2차전지 관련주(POSCO홀딩스, SK이노베이션), 비대면 관련주(NAVER, 카카오), 중국 소비 관련주(LG생활건강) 등에 매수가 집중되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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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동안에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한 종목들은 비교적 다양한 업종으로 골고루 분산된 특징이 있다. 전반적으로 2020∼2022년에 국내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 까닭에 대규모로 순매도한 종목군들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삼성그룹주 가운데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순매도 1위에 오른 게 인상적이며,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수 중인 삼성물산이 순매도 4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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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들을 살펴보면 역시 삼성전자가 눈에 띈다. 2차전지 관련주(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수 열기도 여전한 듯하다. 그밖에 일부 낙폭 과대주(NAVER,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으로도 매수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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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의 2024년 순매도 상위 종목들은 상당수가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외국인 집중 매수 종목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른바 ‘기업 가치 레벨업 프로그램’에 포커스를 맞춘 듯한 종목들이 ‘매도 상위 종목 리스트’에 대거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삼성물산, KB금융, 하나금융지주, SK스퀘어), 자동차(기아), 저PBR주(한국전력) 등이 대부분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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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최근까지의 투자주체별 매매 동향을 살펴본 결과 개인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방향이 상반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사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들과 동조하는 흐름을 보인 종목은 단지 3종목(SK하이닉스, 하이브, 삼성SDI)인데 비해 나머지 7종목은 상반되는 매매 방향을 나타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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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동안에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내다 판 종목들의 경우,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단 한 종목도 예외 없이 정반대로 순매수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종목들일수록 개인투자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매수한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다. 장기간에 걸친 증시 참여 경험에 비춰보면,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때는 특정 종목들에 대한 대중들의 투자 열기가 지나치게 과열된 경우가 많았다. 너무 멀리까지 되돌아볼 필요도 없다. 지난해 여름에 마치 불에 델 듯 뜨거운 열기를 내뿜던 2차전지 관련주들이 그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무렵의 NAVER, 카카오 등 비대면 관련주들이 그랬다.

/그래픽 오인경​
/그래픽 오인경​

최근에 갑작스럽게 달아오르는 외국인 매수 열기는 한 번쯤 차분히 숙고해 볼 만하다. 때마침 한국 증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가치 레벨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만년 저평가된 한국 증시가 국가 위상에 걸맞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들이 갖춰질 필요가 있다.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도 과거의 매매패턴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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