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저·지’ 나선 외국인, 또 동학개미 눈물 쏙 뺄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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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저·지’ 나선 외국인, 또 동학개미 눈물 쏙 뺄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4.02.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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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어떤 종목을 사고팔까 (상)
올해 들어 반도체·자동차·저PBR주·금융지주 집중 매수
과거 비이성적 과열 부른 급등 종목들은 대거 내다 팔아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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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행진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인 초저금리 덕분에 유동성 장세가 전개되는 동안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도 공세로 대응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외국인이 2020∼2022년 동안에 팔아치운 주식 규모만 하더라도 무려 61조6970억원에 달한다. 역대급 대규모 매도 공세라 부를 만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처분한 시기는 중국 경제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2006∼2008년이었고, 순매도 규모는 71조7550억원에 이르렀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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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내다 파는 동안에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기관투자가들 또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대체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역대급 폭풍 매수세를 보였다.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들이 갑작스레 국내 주식을 쓸어 담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례없는 초저금리 덕분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들이 부동산, 가상화폐뿐 아니라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려들었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없다.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시기를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매매 동향을 그림으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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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펴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과거 3년(2020∼2022년) 동안에 외국인 투자자들보다 무려 1.5배나 많은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음을 알 수 있다. 기관들이 적극 순매도한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간접 투자 시장이 점차 위축되면서 증시 자금들이 직접 투자로 대거 이동한 흐름도 빼놓기 어렵다. 특히, 2020∼2022년 동안에 연기금에서 무려 58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점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연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자들이 순매도한 주식 규모는 151조원이 넘는다.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의 2.5배에 이르는 셈이다. 결국 크게 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은 형국이다.

이제부터는 최근에 두드러진 외국인 순매수 흐름 가운데 종목·업종별 흐름을 간략하게 짚어보고, 아울러 지난 5년 동안에 걸친 외국인 투자자들의 종목별 매매 동향을 개인투자자들과 대비시켜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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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종목들은 반도체(삼성전자,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자동차(현대차, 기아), 금융지주사(KB금융, 하나금융지주) 저PBR주(삼성물산, KT)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순매수 상위 20개까지 범위를 늘려봐도 맥락은 비슷하다. 삼성생명, 우리금융지주, SK스퀘어, 한미반도체, HMM, 현대모비스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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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도 상위 종목들은 주로 2차전지 관련주(삼성SDI, LG화학), 중국 소비 관련주(오리온, LG생활건강) 정도다. 대체로 한국 주식을 순매수하는 분위기여서 ‘순매도 상위 10개사’라고 해봐야 네댓 종목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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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기간을 2020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늘려보면 또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순매수 상위 종목들이 다양한 업종과 종목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종목 가운데 최근 5년 동안에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종목들과 겹치는 종목도 나타난다. SK하이닉스, 삼성물산, KB금융,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개사다. 상위 20개사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2개사(기아, HMM)가 더 늘어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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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국내 주식을 다시금 사들이고 있지만, 최근 5년 누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증시에서 대략 39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해당 기간에 집중적으로 매도한 종목군을 살펴보면, 반도체(삼성전자, 삼성전자우)를 제외하면 2차전지 관련주(POSCO 홀딩스, SK이노베이션), 비대면 관련주(NAVER, 카카오), 중국 소비 관련주(LG생활건강) 등 다양한 종목이 뒤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위 20개사까지 범위를 넓히면 엔씨소프트,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LG이노텍, 카카오페이 등이 추가된다. 한때의 비이성적인 과열 때문에 급등세를 나타낸 종목들이 해당 리스트에 대거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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