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외국인… ‘레벨업’이 코리아 프리미엄 이끌까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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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y!” 외국인… ‘레벨업’이 코리아 프리미엄 이끌까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4.02.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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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는 까닭(하)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국부펀드나 초대형 연기금 펀드들은 ‘국제 분산 투자’ 목적으로 한국 증시에 일정한 자금을 투자한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를 벤치마킹하는 펀드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들은 이머징 마켓의 변동성을 적극 활용하여 공격적으로 치고 빠지는 수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요즘처럼 고금리 환경과 달러 강세(원화 약세) 국면이 지속되면 향후 약세 통화의 강세 반전을 겨냥한 투자도 일어난다. 다양한 요인이 혼재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동기를 일부러 꼬치꼬치 따져볼 필요는 없다. 뭉뚱그려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만 파악하면 충분하다.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외국인 보유 주식의 잔액(잔고)과 보유 비율은 아래 그림과 같다.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몫은 29.5% 정도다. 금액으로는 약 755조원이다. 한때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에 대한 보유 비율이 매우 높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비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외양만 보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보유 규모는 대체로 우상향하는 추세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픽=오인경​

한국거래소에서는 2005년 10월 이후부터 외국인 보유 주식에 대한 일별 자료를 제공한다. 과거 20년 동안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율은 최저 25.7%에서 최대 39.0% 범위 안에서 움직였다. 보유 비율로만 보면 최대 13.3%포인트 차이가 나지만 외국인 주식 보유 규모로 따지면 불과 51조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외국인 보유 주식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월 25일의 경우, 외국인 보유 주식 규모는 857조원에 이르렀으나,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7% 수준에 그쳤다.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점점 불어나면서 외국인들의 보유 주식 규모도 자연스럽게 불어났지만, 보유 비율이 덩달아 높아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외인 보유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던 시기에는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았던 요인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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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유 주식의 규모는 KOSPI 움직임과 놀라우리만큼 유사한 모습이다. 외국인이 주로 투자하는 종목들이 지수와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혹은 업종 대표주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미리 살펴본 바대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19조83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규모는 (자료가 제공되는 시작점인) 2005년 10월 4일에 248조원에서 2024년 2월 13일 현재 755조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006년 이후 지금까지 25조2660억원을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보유 주식이 불어난 게 더욱 인상적이다. 해당 기간 KOSPI는 2.13배(1242.78P → 2649.64P) 상승한 데 비해 외국인 주식 평가액은 3.04배(248조원 → 755조원)로 더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그래픽=오인경​
/그래픽=오인경​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근 매매 동향을 살펴본 결과, 연초부터 급락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최근 들어 차츰 활기를 띠기 시작한 데는 외국인의 강력한 순매수 흐름이 적잖은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지난 20여 년에 걸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을 살펴보더라도 한국 증시에 대한 그들의 투자 성향이 갑작스레 뒤바뀔 것 같지는 않다. 아무쪼록 이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인 ‘기업 레벨업 프로그램’이 모처럼 순매수 열기를 뽐내는 외국인 투자자들한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를 바라며,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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