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공모주 사기에 ‘부정거래’ 판친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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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공모주 사기에 ‘부정거래’ 판친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2.2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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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 등 글로벌 헤지펀드 3곳에 과징금 20.2억… ‘가짜 홈페이지 청약’ 소비자경보도 발령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사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사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기 치는 사람들 점점 늘어가는 데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양심이 죽어있고,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 만능주의가 최고조에 달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고 때문이다. 혹여 양심 있게 살려고 하면 바보 소리 듣거나 순진하다는 소리 듣는다. 물론 교육도 좋지만 사기 치는 것, 무거운 중벌로 다스려야 한다”(gang****) “얼마나 법이 우스우면”(zlrv****)

어제(20일), 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사기’ 소비자경보를 발령하자 누리꾼들 반응입니다. 최근 특정 회사 공식 홈페이지를 모방한 사이트를 통해 공모가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사전청약을 권유하고, 개인정보와 입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하지만 사기를 적발해도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중론인데, 이 같은 불만이 또 터져 나왔습니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 3곳에 과징금 20억2000만원과 과태료가 매겨졌습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거래 과정에서 부정거래, 무차입 공매도 등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헤지펀드 A·B·C사에 이 같은 조치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증선위는 이번에도 해당 헤지펀드들을 익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거래 과정에서 부정거래, 무차입 공매도 등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글로벌 헤지펀드 3곳이 적발됐다. /자료=금융위원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거래 과정에서 부정거래, 무차입 공매도 등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글로벌 헤지펀드 3곳이 적발됐다. /자료=금융위원회

먼저 헤지펀드 A사는 2019년 10월쯤 국내 상장사 주식 블록딜 가격협상 과정에서, 이 회사 주가를 하락시킬 목적으로 116억원어치의 매도 스와프 주문을 내고 체결했습니다. 증선위는 이에 따른 A사의 부당이득을 약 32억원 수준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A사는 해당 블록딜 거래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 주문까지 제출했습니다.

증선위는 전화·메신저·채팅 등으로 블록딜 거래를 합의한 것은 결제 불이행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어,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의결했습니다. 다만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서는 형벌·과징금 제재가 도입되기 전의 위반 행위인 만큼 과태료 6000만원을 별도 부과했습니다.

A사와 블록딜 매수자로 참여한 또 다른 헤지펀드 B와 C사는 매수 가격이 정해진 상황에서 블록딜 정보가 공개되기 전, 1768억원 규모의 매도 스와프 주문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증선위는 시장질서 교란에 해당한다고 판단, 20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공매도 거래를 조사 중인 금융위는 불공정거래 적발 시 신속·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달 17~18일 공모주 청약 예정인 ‘현대힘스’는 유사한 홈페이지로 청약 사기가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출처=현대힘스 누리집
다음 달 17~18일 공모주 청약 예정인 ‘현대힘스’는 유사한 홈페이지로 청약 사기가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출처=현대힘스 누리집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앞선 반응과 똑같이 “엄벌”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부당이익이 32억인데 과징금이 20억이면 대박 남는 장사네! 나도 이런 과징금은 흔쾌히 낼 게!”(pcs1****) “30억 먹고, 20억 벌금이면 그래도 최소 30% 수익이네. 법이 이따위니 벌금 낼 생각으로 불법 공매도 치지. 300억 베팅하면 벌금 떼고 100억은 먹겠네. 원금까지 벌금으로 뺏어도 모자랄 판에”(phy4****) “2천억 정도는 때려야지. 징역은 덤이고. 그래야 손목이라도 자를 거 아냐?”(choi****) “공매도 선진화 요구하니 건수 하나 발표하면서 참 잘하네. 들켜도 12억 이득, 안 들키면 32억.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면 저따위 조치를 하는지 하루빨리 공매도 전산화하고 공매상환기일 국민 요구 수용해라”(gili****).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감원은 다음 달 17~18일 공모주 청약 예정인 ‘현대힘스’와 유사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할인가에 청약을 권유, 이름과 전화번호를 유도하는 사례를 포착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존주식 매수를 권유할 때 사전에 증권신고서 등의 공시의무가 부여되므로,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신고서가 조회되지 않으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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