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개선안’ 내놨는데… 먹통 사태 터진 OK저축은행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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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개선안’ 내놨는데… 먹통 사태 터진 OK저축은행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01.18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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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모바일 앱, 이틀 동안 접속 장애 발생… ‘피해보상 불가’에 불매운동 움직임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OK저축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 장애 사고가 발생해 이용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OK금융그룹
OK저축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 장애 사고가 발생해 이용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OK금융그룹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횡령과 불법 작업대출을 막겠다.”

사흘 전(15일),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내놨습니다. 반년 가까이 이뤄진 현장검사에서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당 주택담보대출을 적발했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입니다. 이날 관련 내용을 전한 뉴스에는 다음과 같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아, 저축은행 접속 왜 안 돼. 인출해야 하는데”. 댓글 게재 시간은 16일 오전 9시 35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 장애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장애는 새 전산시스템을 적용한 지난 16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후 3시 정상화’ 공지가 한 시간 지난 뒤인 오후 4시쯤까지 이어졌습니다. 하루가 한참 넘는 시간 동안 앱 이용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것입니다.

지난 15일치 ‘저축은행 내부통제 대책…PF대출 직무분리·지정송금제 등’ 기사에 달린 댓글. 댓글 게재 시간이 기사 송고 다음 날인 16일 오전 9시 35분이다. OK저축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 장애 사고가 발생한 지 30여분이 지난 시점이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지난 15일치 ‘저축은행 내부통제 대책…PF대출 직무분리·지정송금제 등’ 기사에 달린 댓글. 댓글 게재 시간이 기사 송고 다음 날인 16일 오전 9시 35분이다. OK저축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 장애 사고가 발생한 지 30여분이 지난 시점이다. /출처=네이버 포털뉴스 갈무리

이번 모바일 앱 먹통 사태에 대해 OK저축은행은 “차세대 시스템 오픈 후 유입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라고 밝혔지만, 지난달 26일 출시한 ‘파킹통장’ 가입 수요가 몰린 탓으로 보입니다. 접속 장애 발생 전날인 지난 15일부터 언론들이 앞다퉈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OK읏백만통장Ⅱ’ 등을 소개하자, 포털뉴스의 경제 섹션 ‘헤드라인 뉴스’ 코너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해당 상품은 100만원까지 하루만 맡겨도 최고 연 5.5%(세전)의 금리를 제공,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4.20%)보다 높습니다. 다만 예치금이 100만원이 넘어가면 500만원 이하 연 5%, 5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연 4%, 5000만원 초과 연 3% 등으로 금리가 내려갑니다. 실속 없는 미끼 상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OK저축은행은 OK읏백만통장Ⅱ 가입 수요가 몰린 것과 접속 장애와는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전산 장애에 대한 별도의 피해보상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출은 고객센터를 통해 업무를 이어가고 있고, 예·적금 가입 등은 저축은행중앙회 앱이나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도 가능했다는 설명입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6일부터 발생한 모바일 앱 접속 장애가 다음 날인 17일 오후 3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실제는 한 시간쯤 뒤에 이뤄졌다. /출처=OK저축은행 누리집 갈무리
OK저축은행은 지난 16일부터 발생한 모바일 앱 접속 장애가 다음 날인 17일 오후 3시 정상화할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실제는 한 시간쯤 뒤에 이뤄졌다. /출처=OK저축은행 누리집 갈무리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OK저축은행뿐 아니라 모든 저축은행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내비치고 있습니다.

“오케이저축은행 읏짜냐?” “읏맨 도와줘요. 읏맨 일 안 하나 보네” “역시 저축은행 클라스 보여주는군요. 초짜 티 내시남” “이런 식이면 저축은행에 모바일뱅킹 좀 불안하네요” “저축은행 위험합니다” “역시 저축은행은 안돼~~ 얘들과 거래했다 내가 망하겠어~?!?! 저축은행은 역시나 피해야 할 곳이야”.

“그냥 4프로대의 시중은행이나 토스나 카카오 이런 데 넣으세요. 저축은행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름” “지연 보상 없다! 그럼 예금 해지해야지 뭐” “이래서 저축은행 안 되는 거지. 대응도 엉망이고. 우회해서 쓸 수 있으니 보상 없다고? 니들하고 거래 튼 거지 우회해서 앱 새로 깔고 또 가입하고 인증하는 우회 앱 쓰라고?” “돈 다 빼야겠다”.

저축은행 내부통제 개선방안 주요 내용. /자료=금융감독원
저축은행 내부통제 개선방안 주요 내용. /자료=금융감독원

한편 금감원이 내놓은 저축은행 내부통제 개선안에 따르면, PF대출 영업담당자는 대출 승인 등 복수 업무를 담당할 수 없도록 직무를 분리했습니다. 또 대출금은 사전에 등록된 지정 계좌로만 입금하도록 제한했으며, 지정계좌 등록·변경 때 3단계 승인을 거치도록 확인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아울러 자점감사 및 준법감시부의 정기, 수시 점검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개인사업자대출과 관련해서는 제출서류 진위확인과 함께 사후관리 및 자체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주요 자금인출 건에 대해서도 승인 절차를 강화하고, 누적 송금액 기준 전결권을 신설했습니다. 또 내부고발자의 포상범위를 합리적 수준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시 감시, 검사 등을 통해 개선방안 운영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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