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등장한 배당형 ETF ‘KODEX(삼성) vs Tiger(미래에셋)’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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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등장한 배당형 ETF ‘KODEX(삼성) vs Tiger(미래에셋)’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2.10.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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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2년 마지막 분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서 출발한 세계 금융시장 동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경제 침체로 심각해지다가 6월 이후 잠시 회복하는 듯했으나, 지난달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통한 ‘물가 잡기’ 강습을 이어가자 세계 금융시장은 무너지고 말았다.

/자료1(조수연 작성)
/자료1(조수연 작성)

세계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 26%, S&P500는 마이너스 25%, 나스닥은 마이너스 32%를 기록 중이며 우리 증시도 27% 이상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선물)는 연초 이후 14% 하락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역관계를 가지므로 국채(선물) 하락은 금리 인상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도 부채질했다.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 환율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선물 가격은 연초 이후 17%나 상승했다. 원화와 엔화의 하락 폭은 더 기록적이었다. 전 세계의 비달러 통화 표시 자산은 달러 강세만큼 환 손실을 본 것이다.

금융시장의 난맥을 보여주듯 뉴욕증시 공포지수 S&P500 VIX는 연초 이후 83%나 상승했다. 이례적인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9% 하락한 것인데, 전문가는 금 거래가 달러로 이루어지므로 달러 강세가 금의 수요를 위축시키고 또 다른 안전자산 미국 국채의 금리가 상승해 안전자산 사이의 대체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월, 위기를 걱정하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들의 대응 방향은 금융투자 신상품 출시 동향에서 읽을 수 있다. 금융회사의 주된 수익원인 고객 판매 신상품은 금융회사의 미래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내내 변동성 증가로 주식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거래가 위축하며 수수료 수입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므로, 경영실적 연말 마감이 다가오며 무리한 위험이 내재한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 금융소비자는 유의해야 한다. 금융소비자가 신상품 동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한국거래소의 보도자료에서 ETF(상장지수펀드) 신상품 발행 동향을 살펴보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지난달 ETF 신상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배당형’과 ‘커버드콜’ 조건을 가진 ETF다.

여기서 ‘배당형’이란 주식 투자에서처럼 배당이 많은 주식에 투자한다는 뜻이 아니다. ETF의 정식 명칭은 ‘상장 지수 투자신탁’인데, 투자신탁은 일정 기간 단위의 회계 기간을 약관에 정하고 그때까지 발생한 이익금을 정산하고 분배한다. 통상은 펀드 회계 기간이 1년인데 특수한 목적으로 분기 또는 월간으로 이익 분배금 기간을 단축하여 정할 수 있다. 이 투자분배금을 매월 인출하면 ETF 가입자는 연금에 가입한 것처럼 매월 일정한 생활자금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배당형’ ETF는 매월 이익분배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상장 지수 투자신탁이다. 이 배당의 재원은 주식 등 투자 자산의 가격 변동을 반영한 평가 이익, 즉 자본이득(capital gain)이 아닌 배당, 이자 등 투자신탁 계정에 입금하는 현금 소득(income gain)으로 마련한다.

/자료2=미래에셋자산운용
/자료2=미래에셋자산운용

또한 ‘커버드콜’(covered call)은 옵션을 활용한 투자전략이다. 이 투자전략을 배당형 ETF가 도입한 것은 분배 재원 마련의 동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투자 교과서에서 커버드(covered)란 하나의 투자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을 때 다른 방향의 수익 흐름을 낳는 투자 포지션을 추가로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커버드콜이란 주식 등 현물 투자 포지션을 보유할 때 콜옵션을 매도를 추가하는 포지션이다.

그림처럼 주식 포트폴리오는 가격 상승(하락)에 따라 우상향하는 선을 따라 이익(손실)이 실현된다. 콜옵션은 특정가격(행사가격)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할 때 주식을 매입할 권리이므로 행사가격을 경계로 이익 선이 우상향한다. 매수 권리의 대가로 매수자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옵션가격인 프리미엄을 지급한다. 반대로 콜옵션을 매도하면 매수자의 권리에 응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며 콜매도자의 이익 실현 선은 콜옵션 매수자와 정확히 대칭된다. 이 의무 이행의 대가로 콜옵션 매도자는 프리미엄을 매도 즉시 현금으로 수취한다.

주식 포트폴리오 보유자가 콜옵션을 매도하면 두 이익 실현 선이 합성한 새로운 커버드콜 이익 선이 생성한다. 즉 행사가격 이상에서는 주식의 이익과 콜옵션 매도의 손실이 상쇄하며 프리미엄으로 포트폴리오 이익이 고정하고, 행사가격 이하에서는 이익이 감소하고 결국 손실이 발생하는 형태의 합성된 커버드콜의 이익 실현 선이 나타난다. 이 커버드콜 전략을 만들면서 초기에 발생하는 옵션 프리미엄 이익은 주식배당이나 이자처럼 현금으로 포트폴리오에 입금되므로 ‘배당형’ ETF의 분배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료3=각사 투자설명서
/자료3=각사 투자설명서

지난달에는 우리나라 ETF 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자산운용(9월 순자산 3.2조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9월 순자산 2.9조원)이 각각 배당형 ETF를 출시했다. 표에서 비교한 것처럼 투자위험 2등급, 매월 이익분배, 커버드콜 투자전략은 두 ETF가 동일하다. 그러나 커버드 콜을 실행하는 방법에서 양사가 차이가 있다.

TIGER ETF는 나스닥100 지수와 커버드콜을 합성한 토털리턴 스와프(total return swap)에 투자하는 합성 ETF이며, KODEX는 S&P500 지수의 투자 성과를 이기도록 해외 자문사의 추천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종목을 선정하고 종목별 콜옵션을 매도하는 액티브 ETF다. KODEX ETF는 초과 수익을 추구하므로 액티브 펀드 고유의 운용위험이 있을 것이고, TIGER ETF는 변동성이 큰 나스닥 지수를 추종함에 따른 성장 섹터의 변동성 위험이 크다고 할 것이다. 각각의 투자 실행방법의 사전적인 우열 평가는 어렵고, 내년 3월 이후까지 성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총보수에서는 KODEX ETF가 0.6%포인트 다소 비싸다. 1000만원 투자 시 10년 후 총비용은 TIGER ETF가 68만원 절감되는 것으로 투자설명서에 공시했다. 금융소비자가 평생 투자하며 자산을 5억~10억원으로 늘렸다고 가정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다. 또한 초기 비용 차이는 상품을 바꾸더라도 20~30년 장기적인 복리 재투자 효과를 고려하면 큰 손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자. 금융상품 선택 시에 비용 또는 보수 차이는 아주 명확한 선택 기준일 것이다. 이들 펀드에 배치된 펀드매니저 경력은 삼성자산운용이 더 긴 것으로 공시했다.

필자가 보기에 중요한 문제는 커버드콜 전략이 지금 유효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커버드콜은 프리미엄 이익 이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보게 된다. 주가지수연계증권(ELS)에 익숙한 투자자라면 낙인(knock-in) 배리어가 프리미엄 이익률 수준인 스텝다운 ELS 구조와 비교할 수 있다. 내년 초까지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여러 가지 글로벌 위험요인도 해결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지금이 주가의 진짜 바닥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지금은 프리미엄으로 월 배당 조금 먹겠다고 커버드콜 전략을 치는 것보다 오히려 연말까지는 주가의 하락을 상쇄하는 프로텍티브 풋(protective Put)이 유효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지금 시점에서 커버드콜 ETF는 좀 더 신중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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