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하루 전 ‘사내이사’ 제동 걸린 삼성SDI 최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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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하루 전 ‘사내이사’ 제동 걸린 삼성SDI 최윤호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3.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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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급식 경쟁입찰 이뤄지지 않도록 영향력 행사해 삼성웰스토리에 일감 몰아주기”
의결권 자문사 “이재용 등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 위해 회사에 손해 끼쳐… 선임 반대”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삼성SDI

지난해 삼성SDI 수장에 오른 최윤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일감 몰아주기를 했을 당시, 최 사장이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내이사 선임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직간접적인 손해를 끼친 당사자가 최 사장이라는 주장입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1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합니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 건은 최윤호 사장이 유일합니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 전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부사장,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담당임원 부사장,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삼성전자SDI 사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삼성SDI는 최 사장의 사내이사 추천에 대해 “현재 삼성SDI 사장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역임하며 경영 전략, 재무 분야에서 뛰어난 경영 감각과 업무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와 IT분야에 오랜 사업운영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최윤호 후보는 향후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사업 경쟁력 제고와 매출·이익 확대,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주도하며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최 후보자는 이재용 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직간접적인 손해를 입힌 행위 당사자라며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권고를 하면서 난항을 맞게 됐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삼성웰스토리에 일감 몰아주기입니다. 이 과정에서 최 후보자가 개입됐다는 것이 CGCG의 지적입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부터 삼성그룹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조사해 왔는데요.

조사 결과 공정위는 2013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에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또 부당지원행위를 주도한 삼성전자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을 고발했습니다.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사내 급식 물량 100%를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주고, 경쟁사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입니다. 공정위는 매년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기록 중인 삼성웰스토리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고 봤습니다.

실제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와 거래에서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거두고 있는데요. 2020년의 경우 전체 매출액의 41.4%를 삼성전자 등 계열사로부터 올렸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1000억원 내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유지했습니다.

삼성웰스토리가 거둔 영업이익은 지분 100%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으로, 이는 다시 이 부회장 등 지배주주 일가로 흘러갔습니다. 삼성물산의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17.97%) 등 특수관계인이 33.45%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최 후보자가 연루됐다는 것입니다. CGCG는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당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임원(미등기)이었던 최윤호 후보는 단체급식 경쟁입찰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막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후보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 전무로 근무했는데, 공정위의 고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최 후보를 포함해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에 대해 검찰총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고발 요청권 행사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CGCG는 “최윤호 후보는 삼성전자의 미등기 임원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등 지배주주 일가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직간접적인 손해를 입힌 행위를 한 당사자”라면서 “비록 공정위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최윤호 후보가 중대한 기업가치 훼손 행위를 직접 실행한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이사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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