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S 원흉, 사내이사 안돼”… ‘삼성 노태문’ 반대 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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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원흉, 사내이사 안돼”… ‘삼성 노태문’ 반대 운동 확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3.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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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직원, 주주들에게 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 종용
“반대 투표했다”는 인증 글 등 소액주주 운동 확산… 국민청원까지
외신 지적 이어 글로벌 스마트폰 평가 사이트에서는 갤럭시S22 퇴출
갤럭시S22의 GOS 사태가 노태문 사장 퇴출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22의 GOS 사태가 노태문 사장 퇴출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GOS 사건의 원흉이 사내이사 리스트에 올라 있다. GOS 사건이 누구 때문인지 잘 고민해 보시고 비토할 안건을 골라 달라.”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와 있는 글인데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사내이사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 스마트폰인 ‘갤럭시S22’에 장착돼 있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에 대한 불만이 노태문 사장의 퇴출운동으로까지 번지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노태문 사장 퇴출운동은 최근 삼성전자 직원이라고 밝힌 A씨가 블라인드에 <삼성전자 천만주주께 올리는 글>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전해지면서 개미 주주들의 집단 행동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A씨는 글에서 “삼성전자 제53기 주주총회가 개최되는데 투표를 독려하고자 글을 쓴다”면서 “GOS 사건의 원흉이 사내이사 리스트에 올라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뻔뻔하게 파운드리와 모바일을 X박살 내놓고 보수 한도를 승인해달라고 안건을 올려놨다”며 “GOS 사건이 누구 때문인지 잘 고민해 보시고 3번(사내이사 선임) 중 비토할 안건을 골라주고 4번(보수 한도 승인)은 무조건 비토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A씨는 이런 내용과 함께 주총 안건을 첨부했는데요. 안건은 (1)재무재표 승인 (2)사외이사(김한조, 한화진, 김준성) 선임 (3)사내이사(경계현, 노태문, 박학규, 이정배) 선임 (4)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라고 적었습니다.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퇴출을 종용하는 블라인드 글.
노태문 사장의 사내이사 퇴출을 종용하는 블라인드 글.

여기서 A씨가 밝힌 사내이사 선임 반대 인물로 노태문 사장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노 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MX사업부의 총책임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노 사장의 사내이사 추천이유로 “2010년 갤럭시S를 개발한 ‘스마트폰 전문가’”라고 평가하면서 “MX사업부장으로서 2021년 S21, 폴더블폰 등 혁신제품 도입 등 2014년 이후 최고 실적을 창출했다”고 했습니다. 또 “부품표준화·공용화를 통한 원가절감 및 마케팅비 효율화 등 개선 활동으로 사업 체질을 한층 더 공고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노 사장은 지난달 1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성 갤럭시 언팩 2022’서 직접 ‘갤럭시S22’ 2종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MX사업 수장으로서 갤럭시S22의 흥행을 위해 직접 나선 것이죠. 실제로 사전 판매 기간 동안 약 102만대 계약이라는 신기록을 쓰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갤럭시S22가 개통된 뒤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발열과 끊김을 없애기 위해 작동하는 GOS가 문제였습니다. GOS가 작동하면서 화질이 낮아진 것입니다. 이를 두고 의도적으로 성능을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이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곳곳에서 불만이 폭주하자, 급기야 삼성전자 직원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경영진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글까지 올린 것입니다.

A씨가 올린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전해져 소액주주 운동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한 불만의 글과 함께 오는 15일까지 실시되는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들의 분노를 전달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가득합니다.

일부 주주는 노 사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투표를 했다는 인증글까지 올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주주들은 “노씨가 이번에 선임된다면 삼성은 소비자를 기만한 사람을 대우해주는 블랙기업으로 생각하겠다” “대주주인 국민연금 측에 강력히 (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 반대를 요구하겠다” 등의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GOS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올라온 <갤럭시 스마트폰의 허위 광고에 속은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주세요(GOS 이슈)>라는 청원에서 글쓴이는 “최근 발매하고 있는 수년간의 스마트폰의 성능을 허위 광고로 홍보하여 많은 피해자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비자에게 (성능 제한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허위 광고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해당 글은 8일 오전 9시 45분 현재 7485명이 동의를 표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삼성 측은 공지를 통해 “GOS에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논란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해외 IT 매체 더버지는 “(갤럭시S22의 GOS 작동으로 인한 성능 제한이) 배터리 수명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며 “왜 고객에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옵션을 주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글로벌 전자기기 성능측정(벤치마크) 사이트인 ‘긱벤치’에서 갤럭시S22 시리즈가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습니다.

긱벤치는 최근 삼성전자의 신작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 전 모델을 포함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평가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신작 스마트폰이 긱벤치 평가목록에서 제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국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업계에서도 유례 없는 일로 전해졌습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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