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신호탄 쏘아 올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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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신호탄 쏘아 올렸나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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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강조 신년사 이어 토종 위성기업 지분 인수… 다음달 ‘취업제한’ 풀려
쎄트렉아이가 2014년 6월 16일 스페인에 수출한 '데이모스 2호'. /사진=스페인 일렉노어
쎄트렉아이가 2014년 6월 16일 스페인에 수출한 '데이모스 2호'. /사진=스페인 일렉노어

“우리별 아이들이 또 일냈다.”

2014년 6월 16일, 우리나라 언론들은 큰 글씨로 신문을 찍어냅니다. 국내 최초의 위성 ‘우리별’ 개발자들이 만든 ‘데이모스 2호’를 기술 종주국 유럽에 수출한 것입니다. 우주선을 만드는 게 꿈이던 소년들이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 22년 만에 쏘아 올린 기적입니다. 그로부터 4년여 뒤, 데이모스 2호는 평양 시내와 순안공항 등 북녘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스페인에 수출한 위성 '데이모스 2호'가 2018년 9월에 촬영한 평양 순안공항. 작은 사진은 당시 데이모스를 수출한 기업 쎄트렉아이의 김병진 대표. /사진=쎄트렉아이
스페인에 수출한 위성 '데이모스 2호'가 2018년 9월에 촬영한 평양 순안공항. 작은 사진은 당시 데이모스를 수출한 기업 쎄트렉아이의 김병진 대표. /사진=쎄트렉아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 전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본격 행보에 나섰습니다. 김 회장이 7년 만의 컴백무대에서 내놓을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는 ‘우주항공사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룹의 우주항공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토종 위성 전문기업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이 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늘(13일) 우주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에서 쎄트렉아이 발행주식의 20% 수준(약 590억원)을 신주 인수하고, 전환사채(CB·500억원) 취득을 통해 약 30%의 지분을 확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것입니다.

쎄트렉아이는 1999년에 국내 최초 위성인 우리별 1호의 개발인력을 중심으로 창업한 기업입니다. 2021년 현재 위성본체, 지상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의 직접 개발과 제조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위성 전문기업입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2억, 9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화그룹의 우주항공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히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작은 사진)이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쎄트렉아이가 개발한 위성. /사진=쎄트렉아이·한화그룹
한화그룹의 우주항공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히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작은 사진)이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쎄트렉아이가 개발한 위성. /사진=쎄트렉아이·한화그룹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쎄트렉아이의 지분을 인수한 뒤에도 현 경영진이 계속해서 독자 경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으로 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면 국내외 우주산업의 위성분야에서 많은 사업 확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것은 그룹의 총수인 김 회장의 경영 복귀가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 5년이 끝나고 이뤄진, 2년간의 취업제한조치가 다음 달 풀립니다. 당시 판결로 (주)한화와 한화케미칼·한화건설·한화갤러리아·한화이글스 등 계열사들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던 김 회장은 대표이사와 등기이사 등 공식적인 직함을 달 수 없어 경영활동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김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주)한화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 회장은 (주)한화의 지분 22.65%(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따라서 한화그룹이 항공우주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것은 총수의 경영복귀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항공우주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 사업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는 신년사에서 “혁신의 속도를 높여 K방산·K에너지·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형발사체 추진기관 엔진 지상 및 고공 연소시험설비 구축 조감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국형발사체 추진기관 엔진 지상 및 고공 연소시험설비 구축 조감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주가 전망과 함께 한화그룹의 오너리스크를 쏟아냅니다. 다만 오너리스크와 관련한 댓글은 부적절한 표현이 많아 옮겨 싣지 않습니다.

“인수가격이 낮아서 주가는 나중에 오를 거여” “잘 사자 니콜라처럼 물리지 말구” “미국에 비하면 많이 늦었지만 우주개발 산업은 미래가 밝다” “한화 그룹 자체가 방산과 항공 산업 위주라 쎄트렉아이와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겁니다. 그룹사가 밀어주는 물량만 해도 어마어마하겠죠. 강력한 자본력과 그룹 네트워크까지 갖췄으니 시총 1조는 무난할 듯” “한화 기업문화가 별로여서 반대합니다”.

13일 주식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위)와 쎄트렉아이의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13일 주식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위)와 쎄트렉아이의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자료=네이버 증권정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쎄트렉아이 지분 인수가 알려진 오늘(13일) 두 회사의 주가는 함께 떨어졌습니다. 우리 기술로 만든 ‘데이모스 2호’가 발사되기 넉달 전인 2014년 2월 11일. 구급차로 법원에 들어선 김승연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 받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납니다. 그날 한화그룹의 입장처럼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추진체가 필요합니다.

“반성과 개선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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