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시대 연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 7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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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시대 연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 7월 위기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3.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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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도 산재·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투잡’ 설계사들, 부업 알려질까 대거 이탈 움직임
‘김동원표 1호 사업’인 한화생명의 라이프 엠디가 그룹 경영승계 작업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그룹
‘김동원표 1호 사업’인 한화생명의 라이프 엠디가 그룹 경영승계 작업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화그룹

“직장인에게는 멀티잡을, 경단녀에게는 일할 기회를.”

코로나19로 벌이가 시원찮은 직장인들, 직장을 그만뒀다 다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을 솔깃하게 만드는 낱말이 온라인에 부쩍 떠돕니다. ‘LIFE MD(Merchandiser)’. 일할 사람을 모으는 바이럴 마케터들은 ‘삶을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꾸며서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50만원의 축하금과 함께 누구나 ‘디지털 보험설계사’가 된다고 유혹합니다.

“김동원 전무 승진으로 한화생명 디지털 혁신 가속화”

지난해 11월 17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의 인사가 발표되자 언론들은 일제히 화려한 수식어를 가져다 붙입니다. 그러면서 김 전무가 새로운 영업채널을 론칭하면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추켜세웁니다. 새 영업채널은 앞서 언급한 ‘라이프 엠디’입니다. 그로부터 석 달 뒤 한화생명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라이프 엠디가 1000명에 육박했다고 밝힙니다.

한화생명의 디지털 보험설계사 ‘라이프 엠디’를 추천하는 바이럴 마케터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 작성 예시’(위). 한화생명은 라이프 엠디들에게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적용제외 신청’을 통해 자사에서 제공하는 단체보험에 가입시키고 있다. /사진=인터넷 SNS
한화생명의 디지털 보험설계사 ‘라이프 엠디’를 추천하는 바이럴 마케터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 작성 예시’(위). 한화생명은 라이프 엠디들에게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적용제외 신청’을 통해 자사에서 제공하는 단체보험에 가입시키고 있다. /사진=인터넷 SNS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도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을 앞두고 한화생명의 ‘라이프 엠디’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개정 법안이 시행될 경우 ‘n잡’으로 뛰는 라이프 엠디가 대거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 3세 경영승계의 한 축이 출발부터 삐걱거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보험설계사 활동의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디지털 영업채널 라이프 엠디를 론칭했습니다. 설계사가 되는 과정과 영업활동, 보험판매 방식 등 모든 부분이 비대면 디지털과 결합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초단기 고용계약으로 이뤄지는 ‘긱 이코노미’를 내세우며 부업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는 7월부터 산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제한되면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들도 자체 단체보험이 아닌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료=고용노동부 공식 SNS
오는 7월부터 산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제한되면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들도 자체 단체보험이 아닌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료=고용노동부 공식 SNS

라이프 엠디는 이러한 고용 유연성을 반영하듯,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적용제외 신청’을 통해 한화생명에서 제공하는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산재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보험설계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자체 단체보험이 아닌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입니다.

해당 시행령을 보면 ▲종사자의 질병·부상, 임신·출산·육아로 1개월 이상 휴업 ▲사업주의 귀책사유에 따른 1개월 이상 휴업 등으로 적용제외 신청을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투잡을 뛰는 라이프 엠디의 경우 산재보험료 추가 납부 사실을 통해 부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존 직장에 알려질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 SNS 단체 채팅방에서는 바뀐 산재법과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 부업 사실이 알려져 다니는 회사에서 잘릴까봐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 라이프 엠디 SNS 단체 채팅방에서는 바뀐 산재법과 고용보험법이 시행되면 부업 사실이 알려져 다니는 회사에서 잘릴까봐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역시 7월부터 시행되는 고용보험 의무화도 n잡러 라이프 엠디에겐 부담입니다. 이중가입이 되지 않는 고용보험을 한화생명 쪽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가입했다가 기존 직장에 알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투잡 형태의 라이프 엠디의 대거 이탈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SNS 라이프 엠디 단체 채팅방에서는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알게 될까 그만두겠다는 얘기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동원표 1호 사업’인 라이프 엠디가 인력 수급과 함께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습니다. 신사업을 통한 매출이 플랫폼 개발과 론칭에 들어가는 대규모 비용을 넘는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지난달 18일 IR에서 한화생명은 이 같은 수익성을 묻는 질문에 “초기 사업이라 지켜봐야 한다” “향후 물량 확대를 기대한다”라는 답변이 전부였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사진 왼쪽부터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3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 /사진=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경영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사진 왼쪽부터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3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 /사진=한화그룹

올해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3세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은 한화그룹의 각 분야에서 경영승계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한화솔루션 부사장에서 승진한 김동관 사장은 사실상 경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김동관 사장이 승부처로 삼아온 태양광 사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글로벌 강자로서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입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그린뉴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태양광 및 풍력 육성 정책에 힘입어 새로운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는 관측입니다.

따라서 차남인 김동원 전무도 한화생명에서 새로운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 전무의 한화생명 지분은 보통주 0.03%가 전부입니다. 현재 한화생명 대주주는 25.09%를 가진 한화건설입니다. 한화건설은 (주)한화가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열악한 지분의 김 전무가 한화생명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경영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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