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5억 금융사고’ 4대 은행, 1000억대 성과급 잔치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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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5억 금융사고’ 4대 은행, 1000억대 성과급 잔치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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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성과급 1083억, 국민은행 최대 12억 지급… 국민·신한은행 금리인하 수용률은 30%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임원 성과급으로 개인별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KB국민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30%대에 그쳤다. /사진=KB국민은행
임원 성과급으로 개인별 가장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KB국민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30%대에 그쳤다. /사진=KB국민은행

“4대 시중은행에서만 6년간 1565억8600만원에 달한다.”

지난 5월 3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입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1111억1000만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181억9000만원, KB국민은행 163억8600만원, 신한은행 109억원 순입니다. 이들 은행에서 1년 이상 입출금이 없는 예금은 3월 말 기준 15조7676억원입니다. 금융사고가 더욱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성과급 잔치’가 도를 넘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일 금감원이 김종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들이 타낸 성과급은 1083억원이었습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347억4000만원) ▲KB국민은행(299억원) ▲신한은행(254억원) ▲하나은행(183억원) 순입니다.

성과급을 받은 임원은 모두 1047명으로, ▲우리은행(455명) ▲신한은행(238명) ▲KB국민은행(218명) ▲하나은행(136명) 순이었습니다. 임원 개인별(2020년 기준) 최대 수령액을 보면 ▲KB국민은행(12억원) ▲우리은행(6억1000만원) ▲하나은행(5억원) ▲신한은행(3억1100만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4대 시중은행 임원 성과급 수령 현황. /자료 김종민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4대 시중은행 임원 성과급 수령 현황. /자료 김종민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실에 제공한 수치는 퇴직 임원에게 지급한 장기 성과급 등을 포함한 것”이라며 “이를 제하고 다른 은행과 똑같은 기준으로 산정하면 해당 기간 221명에게 176억원을 지급했고, 최대 성과급은 2억9000만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성과급 잔치가 더욱 욕을 듣는 것은, 해당 기간 4대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금리를 계속 올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개인 최대 성과급 12억원인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금리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KB국민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고정금리를 2020년 3.27%에서 올해 5월 4.72%로, 같은 기간 신용대출 변동금리를 2.75%에서 5.33%로 인상했습니다.

또 가계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1.84%에서 2.52%로, 변동금리도 2.50%에서 3.71%로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고정금리를 2.60%에서 4.52%로, 변동금리를 2.51%에서 4.51%로 인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가계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2.63%에서 3.89%로, 변동금리도 2.26%에서 3.72%로 올렸습니다.

이 같은 금리 인상은 이들 은행의 실적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은 이자수익만으로 18조8671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1년 사이에 21.4% 급증한 것입니다. 김종민 의원은 “(1인당) 연간 10억원이 넘는 성과급이 국민적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라며 “예대금리차 해소를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빅4 은행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그간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빅4 은행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그간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처럼 빅4 은행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그간 쌓였던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금융사의 잘못된 행태가 터져 나올 때마다 지적하는 공적자금 불가론도 이어집니다.

“서민들 기존에 받던 대출까지 우대금리를 싹 없애면서 이자를 두 배로 받아 가면서 하는 짓이 이건가요? 이게 대한민국의 대형은행 수준이라고 봐야 하나요?” “어디 가서 은행 임원이었다고, 은행원이었다고 자랑질하지 마라. 고리대금업자가 뭔 자랑거리냐~” “은행들 대체 뭐하는 곳인가? 서민들 지갑 반합법적으로 열고 이자 명목하에 강탈해가는 집단이네요. 서민들 오랜 기간 허리 휘며 초고금리시대에 금리 오를 때마다 수백만원 이자 감당에 한숨 나오는 마당인데 임직원들 성과급 1억대를 수년간 받아먹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네요. 이젠 저런 짓 그만해야 하죠”.

“대기업과 은행들은 망하게 되면 국가에서 공적자금(국민혈세)이란 걸 투자해서 살려놓는다. 하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공적자금 회수도 제대로 안한다. 그러할 수 있는 건 정치권과 대기업, 사회 기득권세력이 수십년간 아주 끈끈히 결탁해서 이제는 연결고리를 끊을 수 없을 정도로 아주 강력한 지배세력으로 성장해 벌렸기 때문이지. 입법, 사법, 행정부 모두 한 통속이라는 거지. 국민들은 이제 최상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리 후세에게는 물려주지 않았으면”.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등 추이. /자료=윤창현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등 추이. /자료=윤창현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고객들이 안겨준 실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은행들이 정작 고객들의 ‘금리인하 요구권’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이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88만2047건의 금리인하요구권을 접수했습니다. 이 가운데 받아들여진 사례는 23만4652건(수용률 26.6%)에 그쳤습니다.

4대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만 보면 ▲우리은행(63.0%) ▲하나은행(58.5%) ▲KB국민은행(38.8%) ▲신한은행(33.3%) 순으로 낮았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자의 재산 증가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금융회사에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누리’가 달나라 가는 시대, 우리나라 가장 큰 은행들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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