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 ‘수상한 외환거래’ 4조원대로 불어났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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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은행 ‘수상한 외환거래’ 4조원대로 불어났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7.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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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이상 해외송금 중간조사 결과 ‘2배’로 눈덩이… “내부자 협력 없이 불가능”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0일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0일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1년 2개월 동안 무단 결근했는데 은행은 파악조차 못 했다.”

어제(26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700억원 횡령사고’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직원은 은행장 직인까지 도용하고, 8년간 여덟 차례에 걸쳐 돈을 빼돌렸습니다. 심지어 외부기관에 파견 간다고 거짓 보고하고 14개월간 결근한 사실조차 은행은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검찰 기소 당시보다 횡령액은 697억3000만원으로 불어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우리은행 700억원 횡령사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지난 26일 ‘우리은행 700억원 횡령사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처럼 대형 시중은행들의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수상한 외환거래’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특히 이상 징후가 포착된 외화송금 규모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나 많은 4조원대로 나타났습니다. 27일 금융감독원은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상황’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2개 은행(우리, 신한)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잠정)는 모두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이었습니다. 당초 은행들이 금감원에 보고한 2조5000억원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 외 다른 은행들도 자체 점검 중이어서 앞으로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 해외송금에 연루된 업체도 당초 8곳에서 22개(중복 제외)로 증가했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일 모든 은행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유사거래가 있었는지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달 말까지 제출토록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대부분의 송금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돼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임을 확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2개 은행(우리, 신한)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잠정)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 가까운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2개 은행(우리, 신한)에서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잠정)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두 배 가까운 4조1000억원(33억7000만달러)이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번 수상한 해외송금 조사는 지난달 우리·신한은행이 자체 감사에서 비정상적인 외환거래 사례를 포착해 금감원에 보고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날까지 파악된 이상한 거래 현황을 보면, 우리은행에서 지난해 5월 3일부터 지난달 9일 사이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1조6000억원(13억1000달러)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습니다.

또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2월 23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2조5000억원(20억6000달러) 규모의 수상한 송금이 있었습니다. 거래구조를 보면 대부분의 송금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모여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였습니다.

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자금과 일반적인 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 섞여서 해외로 송금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금감원은 이상 외화송금 업체가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 검찰 및 관세청에 통보해 수사 등에 참고토록 조치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가 검사도 실시할 방침입니다.

수상한 외화송금 거래구조를 보면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모여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였다(위). 또 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자금과 일반적인 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 섞여서 해외로 송금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수상한 외화송금 거래구조를 보면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모여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였다(위). 또 일부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자금과 일반적인 상거래를 통해 들어온 자금이 섞여서 해외로 송금되는 경우도 있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해외로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은행의 도움 없이는 수상한 송금이 이뤄질 수 없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이거 수사 제대로 하고 해외 자본유출 막아라!” “검찰은 이런 거나 빨리 수사 하지”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넘이 많은 거다라고 말씀하신 OOOO님의 가르침이 옳았다” “이번에 어떤 놈들이냐. 해외로 돈 빼돌리는 것들. 뿌리까지 뽑아라” “국민 피 빨아 먹고 번 돈 빼돌려 이거 정부는 반드시 밝혀라” “우리은행 신한은행이면 우리나라 대표 제1금융권 은행인데~너무 충격적이네요~” “또 한번 크게 터지겠구먼”.

“송금해준 은행지점 OOO 털어봐라. 최소 몇억은 챙겼을 거다. 은행의 달러 송금 절차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몇십만불 수입대금 송금도 온갖 서류 다 제출하고, 치사할 만큼 까탈스럽게 따지는데 상식적으로 봐도 불법이 뻔한 저런 거액이 그렇게 쉽게 송금될 수가 없다. 절대 공짜로 해준 일이 아니다. 금융기관의 결재권 가진 X들 중 절반은 도둑X들이다. 대한민국의 부패지수가 최하위 후진국 수준인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큰 회사의 재무담당자 경험으로 일정금액, 통상 수십억원 이상의 금액 거래는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고 바로 송금되지도 않습니다. 제 경험상 지점에서 상당히 호의적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본점 심사단계에서도 체크가 되는데. 암튼 일반적 프로세스에서 벗어난 일이라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내부자 협력 없이는 불가능! 얼마 받기로 하고 도왔을 듯! 은행 돈의 움직임엔 반드시 꺾기 있다!” “저건 은행지점이 실적 올리려고 눈감아 준거임”.

국내 8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미래에셋·메리츠·한국투자금융)의 지난해 자산이 3221조6562억원으로 나타났다. 9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자료=CEO스코어
국내 8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미래에셋·메리츠·한국투자금융)의 지난해 자산이 3221조6562억원으로 나타났다. 9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자료=CEO스코어

한편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8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미래에셋·메리츠·한국투자금융)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3221조6562억원이었습니다. 2012년 말과 견줘 두 배 가까이(95.0%, 1569조4950억원) 늘어난 것입니다. 특히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자산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1%였습니다.

반면 전체 자산에서 비은행 부문 비중은 ▲보험(8.0%) ▲증권·투자(6.6%) ▲여신금융(5.2%) ▲부동산(0.1%) 순이었습니다. 다만, 비은행 비중은 지난 9년 사이에 5.6%p 늘었습니다. 증권·투자 자산은 NH농협(8.8%p↑), 보험 자산은 KB금융(8.9%p↑), 여신금융 자산은 우리금융(4.1%p↑)의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어느 곳간에 쥐가 있을지 잘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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