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만 세 번’ 횡령 사고에 “농협 구조조정 필요”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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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만 세 번’ 횡령 사고에 “농협 구조조정 필요”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7.01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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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지점서 고객 명의로 20억원대 빼돌려… “금융권 전수 조사” 목소리까지 터져 나와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역 농협에서 지난달에만 세 차례 횡령 사고가 발생해,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지역 농협에서 지난달에만 세 차례 횡령 사고가 발생해,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회계 장부의 현금이 실제로 있는지 점검한다.”

지난달 26일 금융감독원은 잇단 횡령 사고에 대한 대책을 내놓습니다. 내년부터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심사할 때 ‘현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입니다. 다만, 문제는 점검대상 회사를 제조업과 건설업을 제외한 업종에서 표본추출방식으로 정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특정 기업에 반사이익을 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이처럼 예방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금융회사의 횡령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새마을금고에 이어 농협에서는 지난 한 달에만 세 차례 사고가 발생해,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입니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서울중앙농협 구의역 지점 직원 A씨를 횡령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 당국의 횡령사고 예방대책(위)에 누리꾼들은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네이버 포털뉴스 댓글 갈무리
금융감독 당국의 횡령사고 예방대책(위)에 누리꾼들은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네이버 포털뉴스 댓글 갈무리

A씨는 고객 이름으로 4500만원을 몰래 대출받은 혐의를 받습니다. A씨의 범행은 전날 오전 해당 고객이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는 과정에 드러났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농협 CCTV를 분석한 결과, A씨를 특정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입니다. A씨는 이번 외에도 고객 10여명 명의로 20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허위로 받아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경기 파주시에 있는 지역 농협 직원 B씨가 ‘17억4000만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라는 고소장이 접수됐습니다. B씨는 해당 농협에서 재고관리 업무를 맡았습니다. 최근 회계 장부가 일치하지 않은 사실을 알아챈 농협의 자체 조사에서 적발된 것입니다. B씨는 빼돌린 돈으로 외제 자동차를 사고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경기 광주시의 지역 농협 직원 C씨가 4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자금 출납 담당인 C씨는 타인 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을 통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습니다. 해당 농협은 자체 조사에서 횡령 사실을 확인,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C씨는 스포츠토토 등으로 생긴 손실을 만회하려 횡령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권의 연이은 대형 횡령 사고와 관련해 “문화적 내지는 경제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권의 연이은 대형 횡령 사고와 관련해 “문화적 내지는 경제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료사진=금융감독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농협의 대대적인 혁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국 단위농협뿐 아니라 모든 금융권의 전수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횡령 사건의 불똥이 엉뚱하게 농협마트 납품업체로 튀었다고 하소연도 터져 나옵니다.

“지역 농협 구조조정 필요” “농협 조합장이고 이사고 다 돈 해 먹는 인간들임. 농협도 손을 봐야 함” “부패의 온상 농협 전부 갈아엎어야 농사가 제대로 된다” “전문성이 떨어지고 빽(청탁)으로 입사하던 농협이 은행으로 전환되었으니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 농협을 순수 농민 조직으로 전환하고 금융사업을 양도하기 바란다!” “농협 민영화해서 팔아버려라.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이라니. 농민을 위한 농협이 이젠 썩을 대로 썩었네” “아 진짜 한두 번도 아니고 짜증 나네” “뭐야 그냥 평소 농협이 농협한 거였네”.

“감사원이나 금융감독원에 전국의 단위농협까지 전수 감사하고 그 후 문제가 있으면 형사 고발하여 농민과 조합원을 보호해야” “농협 중 축협, 단위농협 전수 조사해야 한다. 고임금에 횡령까지 캐도 캐도 끝없는 비리의 산실” “전국 은행 금융권 전수 조사해봐라. 수백 건 나올지 모른다” “은행 직원 옛날처럼 공탁금 담보 보증인 받고 근무하도록 해라” “이 사건 때문에 농협마트 특명감사 나온다고 재고조사 다시 다하라는데 납품업체 불러다가 일 다 시키고 막 부려 먹네요~ 장사도 안 되는데 재고 조사하러 다니느라 더 힘드네요”.

2017년부터 지난 5월 16일까지 금융권에서 횡령한 임직원은 174명, 횡령금액은 모두 1091억826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2017년부터 지난 5월 16일까지 금융권에서 횡령한 임직원은 174명, 횡령금액은 모두 1091억8260만원으로 나타났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강민국 의원이 내놓은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5월 16일까지 금융권에서 횡령한 임직원은 174명, 횡령금액은 1091억8260만원이었습니다. 연도별로 ▲2017년 89억8870만원 ▲2018년 55억7290만원 ▲2019년 84억7370만원 ▲2020년 20억8280만원 ▲지난해 152억6580만원이다가, 올해 들어서는 5월 중순까지 687억9760만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업권별로 보면, 이 기간 횡령한 임직원은 ▲은행이 91명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 58명 ▲증권 15명 ▲저축은행 7명 ▲카드 3명 순이었습니다. 횡령액 규모도 ▲은행이 808억341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저축은행 146억8040만원 ▲증권 86억9600만원 ▲보험 47억1600만원 ▲카드 2억5600만원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환수액은 127억1160만원(11.6%)에 그쳤습니다.

이 같은 금융권의 횡령 사고와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전날 입장을 내놨습니다. “금융권과 고민을 종합적으로 하고 있다”라면서 “문화적 내지는 경제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밝힌 것입니다. 고객의 생때같은 돈을 지켜줄 특단의 대책이 나올지 관심이 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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