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점 못 찾는’ KB손보 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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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점 못 찾는’ KB손보 노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4.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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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순이익의 15% 성과급으로 달라” vs 사측 “급여의 250% 지급”
KB손해보험 노사가 임금협상안을 놓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노사가 임금협상안을 놓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노조와 회사가 임금협상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 측은 당기순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쟁의행위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으나, 사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쪽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사항은 ▲기본급 3% 인상 ▲당기순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임금피크 정률제 도입과 380% 적용 ▲복지카드 포인트 증액(252만 포인트→360만 포인트) ▲중식비 인상(현행 12만5000원→17만5000원) 등이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1.5% 인상 ▲성과급 250% ▲임금피크 정률제 332%를 제시했다.

사측 제시안을 거부한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본사 1층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인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선전전에 돌입한 데 이어 29일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쟁의행위에 나섰다.

KB손보 노조가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2%(1992명)가 쟁의행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조합원들의 지지에 힘입은 노조는 출·퇴근길 피켓 시위를 시작으로 점차 투쟁 수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본사 출퇴근 투쟁을 시작으로 점차 수위를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사측이 협상을 요청하면 노조는 교섭에 적극 임한다는 방침이다.

KB손보 관계자는 “노조가 쟁의에 나섰다고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다”며 “노조와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이번 임금협상안의 본질은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최대 실적에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반면 KB손보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KB손보의 순이익 증가율은 84.1%로, 손보사 빅5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성과에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은 월 급여의 250% 수준(연봉의 20.8%)이다. 반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은 KB손보의 절반 수준인 48.7%이나 성과급은 연봉의 36%를 지급했다. KB손보보다 15%가 많은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도 순이익 증가율은 53.1%이나 성과급은 연봉의 44%를, 현대해상도 순이익이 43.2% 증가에 그쳤으나 성과급은 20%를 지급했다. 직원들의 급여도 경쟁사보다 낮다. 지난해 KB손보 직원 1인당 급여는 7900만원 수준이다. 이에 비해 삼성화재는 1억2679만원, 현대해상 1억800만원, 메리츠화재 1억187만원이다.

노조 측은 이번 임금협상으로 직원들이 걸맞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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