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눈독, ‘휴젤’ 어떤 회사길래
상태바
대기업 눈독, ‘휴젤’ 어떤 회사길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6.29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세계 정유경 2조원대 인수 방안 검토… GS그룹 허태수는 더 높은 가격 제시
휴젤 본사 전경.
휴젤 본사 전경.

매물로 나온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을 놓고 신세계에 이어 GS그룹 등 대기업이 잇따라 관심을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젤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은 신세계, GS그룹 등을 포함한 국내 유명 대기업을 포함한 바이오기업 등과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다. 휴젤 인수전은 공개경쟁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 방식을 통해 진행된다.

가장 먼저 휴젤에 눈독을 들인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휴젤을 2조원대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휴젤 인수를) 검토한 바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휴젤 인수전에는 신세계백화점의 정유경 총괄사장이 적극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경 사장은 10년 전부터 뷰티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한데 이어 2016년에 화장품 편집숍 브랜드 ‘시코르’, 2018년 자체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연작’ 등을 잇따라 론칭했다. 2020년에는 스위스 뷰티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하면서 뷰티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질세라 GS그룹도 휴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휴젤을 둘러싼 인수전이 후끈거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휴젤의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로부터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44%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GS그룹은 신세계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GS그룹이 휴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다. G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 GS에너지 등 정유 업종의 성장성이 한계에 봉착한 데다 세계적으로 탈탄소 사회를 지향하고 있어 미래 먹거리 사업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허태수 신임 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시동을 걸면서 휴젤 인수전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M&A에 보수적이었던 GS그룹이 휴젤을 품으면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 처음으로 조 단위 인수에 성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GS그룹의 완주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그동안 조 단위 인수전에 수차례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중간에 포기한 이력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을 인수하려다 포기했고, 2012년에는 코웨이를, 2015년에는 KT렌탈 인수를 추진했으나 탈락했다. 이어 2019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으나 포기했다. 또 지난해에는 GS그룹의 계열사 GS건설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했다가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GS그룹 오너일가 4세인 허서홍 GS그룹 전무가 휴젤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 허태수 회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온라인으로 진행된 GS그룹 신년모임에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친환경 경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을 발굴을 주문했다.

GS그룹 측은 “바이오사업은 GS그룹의 미래사업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폭넓게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휴젤 측은 “최대주주는 당사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한 달 내 추후 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한편 지난 2001년 설립된 휴젤은 2010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5년 기업공개(IPO)했다. 2017년엔 공동 설립자 중 1곳인 동양에이치씨가 지분을 베인캐피털에 9275억원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 절차에 나선 베인캐피털은 지분 44%를 2조2000억원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인수 당시보다 2배 가량 몸값이 오른 것이다. 휴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